♣ 부처님 인연 ♣/•극락정토로 가는 길♤

26.십지품 금강장 보살의 게송

白道 박만주 2016. 6. 30. 18:18

 

 

 

 

 

26.십지품 금강장 보살의 게송


거룩한 부처님 여래의 도, 미묘하여 알기 어렵고
생각해도 또 생각을 떠나서도, 보려 해도 볼 수가 없는 것
생겨 나는 것도 더욱 멸하지도 않아, 성품이 깨끗하고 항상 고요해
물듦 없고 총명한 사람, 그의 지혜가 노니는 곳이라네,


스스로의 성품은 본래 텅 비고 고요하여, 둘도 아니고 다하지도 아니하네
윤회 세계도 벗어나, 열반의 평등함에 머물러 있어
처음도 중간도 끝도 아니어서, 말로서는 설명할 수가 없나니
과거, 미래, 현재를 초월한 것이, 그 모습 마치 허공과도 같네.


부처님 노니시는 곳은 곧 적멸의 세계, 그곳은 말로는 도달하지 못하며
십지十地의 여러 행도 이와 같아서, 말하기도 느끼기도 어렵기만 하네
지혜를 일으키는 부처님 경계, 마음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으니
온蘊과 계界와 십이처十二處의 문도 아니니, 지혜로나 알지 뜻으로는 못 미쳐,
허공을 날아가는 새의 발자취처럼, 설명도 보여줌도 모두 어려워라.


십지의 깊은 이치 그와 같아서, 마음과 뜻만으론 깨달을 수 없다네.
자비의 마음과 원願과 힘으로, 여러 지地에 들어가는 행行을 내어서
차례로 도달하는 원만한 그 마음, 지혜로나 미칠까 생각으론 안돼,
이 경계는 보기 어렵고, 안다 해도 설명할 수 없으니
부처님 힘 빌어 설명하리니, 그대들 공경하여 잘 받드시오.


이렇게 지혜로나 들어가는 행, 억겁을 설명해도 다할 수 없어
내 지금 간략하게 설명하여서, 진실한 뜻 남음이 없게 하리니
일심으로 공경하여 기다리시오, 부처님의 힘 빌어 설명하리라.


빼어난 법 미묘한 부처님 말씀, 비유와 글자로 이해되게 하리라.
부처님의 한량없는 신통의 힘이, 모두 다 나의 몸에 들어왔으니
이것은 참으로 보여주기 어렵지마는, 내 이제 조금만 설명해 보리라.
 



***  보살의 10단계 수행


갑자기 이게 웬 날벼락 같은 게송이냐라고 생각드실지 몰라도 명색이 화엄경 해설서인데 화엄경의 참 맛을(쓴 맛인지도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화엄경의 원래 경명은 '대방광불화엄경'입니다.


경명을 설명드리면, '대大자는 온갖 것을 포함하여 한량없이 큰 것을 이름하고, 방方자는 모든 법의 모범이 되어 변치 않는 체성을 갖추고 있음을 이름하고, 광廣은 그 덕이 널리 우주에 관통함을 이름하고, 불佛자는 마음의 과果를 가리킨 것이니 마음이 해탈한 곳을 불佛이라 이름하고, 화華자는 마음의 인因을 가리킨 것이니 마음의 행을 꽃에 비유한 것이고, 엄嚴자는 마음의 공功을 가리켜 마음이 공덕을 지어 꾸미는 것을 엄嚴이라 하고, 경經자는 마음의 가르침인 교敎이니 이름과 말(名言)을 일으켜서 이치를 설명하기 때문에 경이라 한 것'입니다.

화엄경은 세가지 본이 있는데 60화엄, 80화엄, 40화엄 등 입니다. 여기서 60, 80, 40 등은 권 수를 의미하는데, 60화엄 하면 6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권卷이라는 말을 지금 부르는 식으로 책 한 권, 두 권으로 혼동하시면 안됩니다. 원래 권卷은 두루마리를 뜻하는 말입니다.


책의 제본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된 것은 실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글을 직접 필사하거나 새겨서 두루마리 형태로 만들고 그 두루마리 하나를 한 권이라 불렀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 권의 실제 내용의 분량은 지금의 한 권 보다 훨씬 적었던 것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고전을 좀 읽었는데 '궐련을 피워 물었다'로 번역한 궐련이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궐련은 두루마리 담배를 가리키는 말이니 사실 '시거렛 cigarette'인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60화엄하면 두루마리 60권으로 된 화엄경을 말하는데 60화엄은 동진시대에 불타발타라에 의해 418-420년에 번역되었고, 80화엄은 대주(大周, 695∼699)시대 실차난타에 의해 번역되었고, 40화엄은 당(唐, 795∼798)의 반야다라가 번역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천태天台의 교판敎判에 의하면 아함경을 12년 간, 방등경을 8년, 반야경을 21년,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화경을 8년 간 설하시고, 화엄경은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후 최초 삼칠일, 즉 21일 동안 말씀하신 경이라는 것입니다.

화엄경은 산스트리스트어 원본은 다사부미카Dasabhumika라고 불리는 십지품과 간디뷰하Gandavyuha라고 불리는 입법계품 외에는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의 나머지 품들은 대략 서기 250년에서 350년대에 편성되어 오늘날의 대경大經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으로 학자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도 화엄경의 핵심은 십지품과 입법계품에 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 말은 화엄경 중 십지품과 입법계품만을 잘 이해해도 화엄경의 큰 의미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긴 게송을 소개하는데에도 물론 각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게송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서 금강당보살이 해탈월보살등의 청법에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삼매에 들어 설하는 10지품의 시작 부분에 해당되는 게송입니다. 이 게송이 특별한 까닭은 여기에 불법의 진수와 보살의 설법의 원願이 아주 잘 함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 10지품은 성불을 이루기 위한 보살의 수행차제修行次第가 가장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유일한 경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10지품은 거룩한 보살의 서원을 담고 있는 경이기도 합니다.

이 서원은 '사홍서원'과는 그 차원이 다릅니다. 보살들의 서원은 결국은 중생 구제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간단히 말할 수 있지만, 10지품에서의 보살의 서원은 결코 중단됨이 없이 영원무궁토록 전개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연유를 중생 세계와 허공 세계 온갖 법계 등이 끝나지를 않을 것이라고 하시며, 그 서원을 이루기 위한 수행의 방법으로 10바라밀을 설하시는 것입니다.

참으로 숙연하고 그 장엄함은 읽는 이로 하여금 큰 신심과 환희심은 물론 부처님 법을 만난 것이 인생에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되새기기에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경전의 표현을 빌리자면 '희유난사稀有難事(드물고 어려움)'한 일임을 뼈져리게 느끼도록 감동적입니다.

이제 온 세계의 바닷물 중 그 한 방울의 맛을 보게 해 드리는 심정으로 수행(그렇습니다. 경에서도 진정 수행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경지는 이 십지에서부터다라고 합니다)의 10단계를 소개합니다.

참고로, 역사상 첫 번째 단계인 환희지歡喜地에 들어간 사람은 인도의 용수(중론, 회쟁론, 대지도론, 십주비바사론 등을 저술함) 와 미륵(역시 인도 사람으로, 대승장엄경론송, 변중변론송, 금강반야경론송, 분별유가론, 유가사지론의 저자)뿐일 것이라고 합니다.


1. 환희지: 기쁨에 넘치는 지위
2. 이구지: 번뇌의 때를 벗은 지위
3. 발광지: 지혜의 광명이 나타나는 지위
4. 염혜지: 지혜가 매우 치성한 지위
5. 난승지: 진제眞諦와 속제俗諦를 조화하여 매우 이기기 어려운 지위
6. 현전지: 지혜로 진여眞如를 나타내는 지위
7. 원행지: 광대한 진리의 세계에 이르는 지위
8. 부동지: 다시 동요하지 않는 지위
9. 선혜지: 바른 지혜로 설법하는 지위
10. 법운지: 법의 큰비를 내리는 지위


여기서 꼭 기억하셔야 할 것이, 이 열 단계를 체體로 삼되 그것이 행行으로 나타나면 십바라밀이 되는 것입니다. 화엄경의 말씀을 그대로 옮기자면, 제 일 환희지의 보살은 보시바라밀을 주수행으로 삼는다, 그렇다고 나머지 바라밀을 수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제 이 이구지의 보살은 지계바라밀을 주수행으로 삼는다,



그렇다고 나머지 바라밀을 수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하여 제 십 법운지보살은 지바라밀을 주수행으로 삼는다, 그렇다고 나머지 바라밀을 수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10지와 10바라밀을 대비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 십지에 대한 설명을 북한학자들의 해석으로 보실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실 겁니다. 사실은 화엄경 중 특히 이 부분의 해석은 이통현(635-730 또는 646-740, 중국)의 주석을 최고로 칩니다. 그런데 이통현의 주석을 늘어 놓으면 읽으시는 분들 대부분이 이해가 안되는 차원을 넘어 '너는 알고 옮기는 거냐?'하며 저를 원망하실 겁니다.
저도 그 대답에는 '그래, 안다' 할 수 없기에 이 십지품의 해설에 한해서 북한의 팔만대장경 해제본을 택해 본 것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북한 해제본은 북한의 사회과학출판사에서 1992년 발행한 것으로, 소위 '완전 북한산'입니다. 말하자면 남한에서 복사본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북한에서 제본과 인쇄까지 한 책이라는 말씀입니다.


몇 년 전 북한과의 교류가 활발했을 때 한 '수입 업체'가(재미 있는 사실은, 이 업체는 출판사가 아니란 것입니다) 한정판으로 수입한 것을 제가 운좋게 구입한 것입니다. 북한 사회과학연구원 민족고전연구소 이름으로 1991년 4월 쓴 출간의 말에서, 이 팔만대장경해제 15권은 이미 1987년에 출판되었던 25권의 해제본을 "수요자들의 요청과 사회적 관심을 고려하여 편의상 15책으로 묶어 재판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팔만대장경 해제' 15권은 각 권의 마지막 장에 집필, 교열, 편집, 장정, 교정자의 이름을 명시했는데, '장정'을 제외한 나머지 일에는 책마다 이름이 달라 여러 사람이 참여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더욱이 가장 중요한 집필은 각 500쪽 내외에 달하는 한 권당 3명의 이름이 거론 된 것으로 보아, 많은 학자가 동원된 '국가적 사업'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우선 그들이 첫 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는 '대장경'의 단어 풀이부터 소개하고, 십지품의 해설을 옮겨 드립니다.

일반적으로 대장경(일체경)이란 불교 경전과 불교 관계 책들을 집대성하여 묶어 놓은 불교 총서를 의미한다. 대장경에서 기본 내용을 이루는 것은 경장, 률장, 론장 등 3장(세 가지 경전)이다. 경장과 률장은 기원전 6세기경 인도에서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가 부처(깨달은 자)로 된 이후 40여 년 간의 교화 생활을 통하여 만들어 낸 각종 교리와 설교들을 묶은 것 이라고 하며, 론장은 주로 후세의 인도 불교 승려 학자들이 부처의 설교와 교리들을 연구 해석한 여러 가지 글들을 묶은 것이라고 한다.

이제부터는 앞서 말한 첫째 환희지에서 열 번째 법운지까지의 설명입니다.

십지란 보살 수양의 10단계라는 뜻이다. 이것은 보살 수양의 마지막 네 번째 10단계에 해당된다. 이 품에서는 금강장 보살이 부처를 대신하여 보살들에게 설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보살 수양의 10단계에 대해 금강장 보살의 설교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단계는 처음으로 불교의 이치를 통달하고 희열을 느끼는 경지이다. 보살이 이 경지에 들어서면 인간 세상에 대한 모든 의욕과 미련이 없어지게 된다. 이 경지에서 보살은 혼잡한 마음과 시끄러운 생각이 없어지고 언제나 안온하고 편안하면서도 불도에 대한 깨끗한 신심과 끝없는 기쁨이 생기게 된다.


이 경지에서 혼잡한 마음으로 시끄러운 생각이 없어지게 되는 것은 '나'라는 생각을 버렸으므로 모든 시름과 공포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자기의 몸을 아끼지 않고 남의 신세도 바라지 않으며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끼지 않고 자기가 죽더라도 부처의 교리대로 불도를 닦을 수 있다는 신심을 가지고 여기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다.

또한 보살은 불교의 리치를 통달하고 희열을 느끼는 경지에 들어서려면 사람들을 구제하는 방법과 수단의 묘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보살이 사람들을 구제하는 방법과 수단의 묘리를 아는 것은 마치 어떤 큰 상인이 자기 밑의 여러 장군들을 데리고 멀리 큰 거리로 물건을 팔러 갈 때에는 우선 떠나기 전에 그들이 가는 동안에 숙식해야 할 곳과 있을 수 있는 위험한 지대를 알아보고 필요한 대책을 세워가지고 떠나는 것과 같다.


보살이 사람을 구제하는 방법과 수단의 묘리를 지니려면 모든 것을 아는 부처의 지혜를 닦아서 대승 불교를 끝까지 신앙하는 마음, 불행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남에게 자비를 베푸는 인자한 마음, 모든 미련을 버리는 깨끗한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살은 이 희열을 느끼는 경지에 들어섰다고 하여 만족해 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부처가 가르쳐 준 대로 불도 수양에 더 큰 힘을 넣는다. 그것은 마치 장인바치가 쇠붙이를 가공할 때 모든 지혜와 힘과 정열을 다하여 끝내 섬세한 장식품을 만들어 내듯이 보살도 부지런히 사람들을 교화하여 부처의 세계를 웅장하고 아름답게 꾸리며 여기에서 다같이 행복을 누릴수 있는 기쁨을 마련해 가고 있다.

둘째 단계는 모든 더러움을 씻어버리는 경지이다. 보살이 모든 더러움을 씻어 버리는 경지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정직한 마음과 참을성 있는 마음을 비롯하여 열 가지의 깨끗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보물이 이 경지에 이르면 마음이 저절로 온순하여지기 때문에 일체 살아 있는 목숨을 끊지 않으며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남과 다투지 않으며 거짓말을 하지 않고 남에게 악담을 퍼붓지 않으며 재물을 탐내지 않고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보살은 이 온순하고 착한 마음을 영원히 지니기 위하여 남을 해칠 수 있는 칼과 몽둥이를 깡그리 없애 버리고 원수와 화해하여 벗으로 삼는다.

또한 보살이 모든 더러움을 씻어 버리는 경지에 들어서려면 모든 사람들을 잘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착한 행동만을 하고 나쁜짓을 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만일 사람들을 교화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제멋대로 행동하게 될 것이며 살생과 도적질을 비롯한 열 가지 악행을 저지르고 지옥에 떨어지거나 짐승 혹은 아귀로 되어 버릴 것이다.

그것은 마치 숲속의 험한 오솔길로 가는 눈먼 사람의 길잡이를 해 주는 사람이 없는 탓으로 길아닌 길에 잘못 들어서서 악마들에게 붙들려 갖은 고초를 겪고 결국 그들의 악한 행위를 따르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보살은 계율에 의거하여 사람들을 착하게 만들고 자비심을 베풀어 마음을 안정시켜야 한다.

셋째 단계는 빛나는 지혜가 나타나는 경지이다. 우선 보살이 빛나는 지혜가 나타나는 경지에 들어서려면 깨끗한 마음, 안정된 마음, 모든 것에 싫증을 느끼는 마음, 탐욕을 없애는 마음을 간직하여야 한다. 보살이 이런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것이 허무한 것 외에 다른 것이 없다는 부처의 교리에 자그마한 의심도 품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이치를 모르고 어리석은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고통과, 괴로움, 근심과 슬픔, 분노와 울분으로 들어차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열 가지 자비심을 닦아야 한다.

보살은 의지할 데가 없어 고독하게 사는 사람, 생활이 어려워 쪼들려 사는 사람, 애욕과 탐욕에 눈이 어두워 난동을 부리는 사람, 불도의 계율을 지키지 않는 살마들의 처사를 보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며 이것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보살이 사람을 위해 불도를 닦으면 자연히 부처의 지혜가 생기게 된다.

또한 보살은 모든 의혹을 없애고 빛나는 지혜가 나타나는 경지에 들어서려면 부처를 섬기고 받들며 그의 교리에 의거하여 불도를 닦아야 한다. 보살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재물을 아끼지 말고 부처에게 섬기고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주며 설사 남의 값진 보물을 보더라도 부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보살은 이미 자비심을 닦은 것만큼 부처의 교리를 소중히 여기고 모든 사람들에게 해설해 주어야 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보살에게 보처의 교리를 해설하여 줄 것을 청한다면 이때 보살은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지옥이나 불속에라도 따라 들어가서 온갖 고통을 참고 부처의 교리를 설교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보살이 생각과 행동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을 교화한다면 부처의 신통한 힘을 얻은 지혜를 빛내이게 된다.

넷째 단계는 지혜가 더욱 원숙해지는 경지이다. 보살이 지혜가 더욱 원숙해지는 경지에 들어서려면 인간 세상과 하늘 세계의 허무한 본성을 올바르게 살펴보고 거기에서 그 어떤 미련도 가지지 말아야 한다. 보살이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탐욕과 근심을 없애고 착한 법을 닦게 되며 지혜가 원숙해지는 경지에 들어서게 된다. 보살이 경지에 들어서면 부드러운 마음, 양순한 마음, 지혜를 구하는 마음, 부처의 교리를 어기지 않는 마음을 지니게 되며 부처의 의도대로 불도를 닦게 된다.

만일 어떤 사람이 생에 대한 애착을 가진 탓으로 부처의 꾸중을 들었다면 보살은 그것이 부처의 자비심이라는 것을 알고 곧 적당한 방법으로 그 사람을 어리석은 생각에서 건져 내야 한다. 이것이 부처의 뜻에 순응하여 불도를 닦고 사람들을 구제하는 지혜를 더 원만하게 다지는 보살의 끝없는 보람이다.

다섯째 단계는 모든 것을 통달하는 경지이다. 보살이 모든 것을 통달하는 경지에 들어서려면 우선 세상에 모든 것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 걸쳐 부처의 교리는 변함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균등하다.


그것은 부처의 교리가 모든 사람들을 차별없이 다 극락 세계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부처의 교리가 이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균등하다는 것을 알아야 인생의 모든 것이 고통으로 일관 되어 있고 이 고통은 인간 세상에 대한 미련과 가정에 대한 애욕으로 생겨났기 때문에 곧 인간 세상을 버리고 이상의 경지로 지향 하여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또한 보살은 모든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온 세상을 통달하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것은


첫째로,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는 글과 산수와 그림과 서적 등 모든 학문을 통달하는 것이며

둘째로, 약방문을 잘 알아서 사람들의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해 주는 것이며

셋째로, 모든 귀신과 도깨비를 제압하는 것이며

넷째로, 문장과 글씨, 시와 노래, 춤과 풍악 등을 능하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로, 큰 거리와 시골, 집과 원림, 샘과 못, 풀과 나무, 꽃과 약초를 가꾸고 꾸미는 묘리가 있어야 하며

여섯째로 금, 은, 옥, 진주, 보석 등 보물이 있는 곳을 다 알아내고 파내어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며


일곱째로 해와 달, 별이 조화를 부리고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며 지진이 일어나 재앙을 주는 현상을 잘 관찰하여 길흉을 알아맞추어야 한다.

보살이 이처럼 인간 세상의 기술과 재주를 함께 갖추고 불도를 닦으면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여섯째 단계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허무한 것이라는 이치를 원만히 소유하는 경지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허무한 것이라는 이치를 원만히 소유하려면 세상 만물에 대한 이해를 바로 가지고 모든 것은 거울 속에 비친 영상이나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조금도 다를 것이 없는 가상이라는 것을 굳게 믿어야 한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나'와 '내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을 놓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게 되며 여기에서 욕망과 애착이 생기고 어지러운 번뇌가 점차 자라나게 되며 결국 태어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윤회길에서 맴돌게 된다. 그러므로 보살은 인생과 사물에 대한 그 어떤 미련도 가지지 말고 부처의 교리대로 모든 것은 허무한 것이라는 이치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끊임없이 도를 닦아야 한다.

일곱째 단계는 인간 세상을 버리고 부처의 세계로 가는 경지이다. 보살이 부처의 세계에 가려면 모든 사람을 구제하고 부처를 섬길 수 있는 근본인 바라밀을 마음속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보살로 하여금 남에게 재물을 주는 것으로써 자비심을 닦고, 모든 애착과 욕망을 없애는 것으로써 계율을 지키며, 남의 고통을 대신하여 받는 것으로써 괴로움을 참는 마음을 닦고, 착한 일을 하면서도 자만하지 않는것으로써 부지런히 마음을 닦으며, 부처의 지혜를 지향하여 마음을 안착하는 것으로써 명상에 잠기고,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이치를 깨닫는 덕으로써 부처의 신기한 힘을 갖추기 때문이다.

여덟째 단계는 마음의 동요가 없는 경지이다. 보살이 이 경지에 들어서면 몸과 마음이 안온하고 편안해진다.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강물에 빠져 죽을 지경에 이르렀으나 그가 꿈에서 깨어나면 그런 고통이 있었던가 생각하면서 편안히 앉아 있게 되는 것과 같다.


보살이 닦는 마음의 수양도 이와 마찬가지로 몸과 마음이 안온하다고 해서 해이하지 말고 마음의 동요가 없이 계속 부처의 교리를 따라 어리석은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쉬임없이 닦아야 한다. 보살은 부처의 지혜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자기를 처음으로 불도를 닦는 신자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닦아야 부처의 세계에 대한 변함없는 마음을 가지고 동요없이 대승 교리를 온 세상에 퍼뜨릴 수 있다.

아홉째 단계는 부처의 지혜가 완성되는 경지이다. 보살이 부처의 지혜를 완성하면 우선 마음의 온갖 차별과 번뇌의 여러 가지 표현을 알게 되고 모든 악의 근원을 알게 되며 결국 세상의 모든 일을 통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보살은 모든 사람들의 성품과 욕망 등 온갖 차별을 알고 그에 맞게 교화하고 부처를 믿도록 한다. 또한 보살이 부처의 지혜를 완성하면 기묘한 재주와 힘을 가지게 되며, 화를 막고 복을 주는 주문에 통달하게 되며, 보살은 이러한 수양의 힘으로써 온 세상을 오가며 모든 사람을 구제하게 된다.

열째 단계는 큰 덕행으로 모든 사람을 극락으로 이끌어 주는 경지이다. 보살이 이 경지에 들어서면 인간 세상의 모든 번뇌가 생기는 원인과 고통이 가져오는 후화를 알고 사람을 구제하는 바 업에 정통하게 된다.


또한 보살이 이 경지에 들어서면 자기의 생각대로 지혜를 불러 일으켜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비심을 베풀고 악마들을 제압한다. 그러나 이 신기한 힘은 부처의 덕행을 지닌 보살만이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경지에 들어선 보살은 부처의 자비로운 마음을 그대로 나타내어 모든 사람들을 교화하고 그들을 극락 세계로 이끌어 간다.

이상과 같이 이 품에서는 보살이 반드시 이 마지막 10단계의 수양 과정을 거쳐야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설교하였다.

여기까지입니다. 그 수준이 '제법' 정도가 아니라 '상당함'에 아마 놀라셨을 겁니다. 이 해제본이 남한에 들어온 후 우리 학계에서도 놀랍고 당황해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생각하듯 '어찌 이렇게 쉽게 풀어 놓았을까?'하는 그들의 실력 때문이 아니고, 고려대장경 목판본은 해인사 장경각에 있는 우리의 것이 '유일'하다고 믿었는데, 과연 그렇다면 북한에 또 다른 '고려대장경판'이 있다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습니다.


설왕설래의 추측이 계속되다가, 어느 재일교포가 북한이 주장한 묘향산 보현사의 팔만대장경보존고를 직접 방문, 보존고의 사진을 입수하여 북한에는 '팔만대장경 인쇄본'만 보존되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일단락되었습니다.                                                                                                                                                        

                                                                                                                                                  

                                                                       


 

         극락정토로 가는 길 (白道)

           http://blog.daum.net/mjpark39/16404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