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나 견성이나 성통은 자기 내부를 탐구하는 데서 온다. 진리는 각자의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깨달은 사람이 우주를 깨닫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불출호지천하(不出戶知天下) 즉 문밖을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고 했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평생 자기가 태어난 마을에서 30리 밖을 벗어나지 않고도 세계와 우주를 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체는 소우주이다. 따라서 인체를 깨달으면 우주 전체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사람 자신이 우주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도에서 5천 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의식초월 방편 112가지 탄트라 수행법도 알고 보면 모두가 수행자 각자의 내부 의식을 초월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내부 의식초월이란 수행자가 자기 내부에서 진리를 발견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깨달음이란 자기 탐구의 승리이다. 자기 탐구의 승리란 무엇인가? 자기 내부의 진리에 불을 밝히는 것을 말한다. 자기를 밝힌 사람은 자기의 주위를 환히 밝힐 수 있다. 동시에 남들의 등불에도 불을 옮겨붙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신의 주위를 환히 밝힐 수 있을까? 깨달음이 극에 달하여 생사해탈하면 누구나 그렇게 된다. 무엇을 생사해탈이라 하는가? 무사무념무심()이 되면 생사에서 해탈할 수 있다. 무사무념무심과 생사는 어떤 관계에 있는가? 마음은 욕심을 낳고 욕심은 생사윤회를 낳는다. 그러므로 마음이 없으면 생사도 윤회도 없게 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마음이 현상계의 삼라만상을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마음이 없으면 생사를 포함한 삼라만상이 생겨날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무사무념무심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을까? 마음은 욕심의 산물이니까 욕심을 비우면 된다. 욕심이란 무엇인가? 에고 즉 이기심이다. 마음을 없앨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가르쳐 달라 무심()의 경지를 경험하도록 하라. 어떻게 하면 무심의 경지를 경험할 수 있는가? '나'에서 벗어나면 무심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어떻게 해야 '나'에서 가장 빨리 벗어날 수 있을까? '나' 이외의 남을 위하여 일에 몰입하면 '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몰아의 경지에 드는 것이다. 그것뿐인가? 애인여기(愛人如己)하라. 즉 남을 나처럼 사랑하면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애인여기할 수 있는가? 남을 나 자신으로 알고 남에게 지극정성을 다하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그리고 자기를 둘러 싼 어떠한 환경과 조건에든지 역행하지 말고 순응하라. 거스르면 마찰이 생기고 마찰이 생기면 물거품이 일게 된다. 따라서 거스르면 물거품 같은 '나'가 발생하고 순응하면 물거품 같은 '나'는 사라진다. 만물에 순응하는 것이 '나'를 이기는 지름길이고 우아일체()가 되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