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가 또 물었다. “스님들이 재계를 지니지 않고 예불·송경하면 그 복덕은 어떠합니까?”
지공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재계를 지니지 않고 예불·송경하면 공덕이 전혀 없습 니다. 경에서 이르기를, ‘복을 구하려면 재계를 지켜야 하며, 재계를 지니면 복을 얻을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불사(佛事)의 문중에서는 또 경에 이르기를, ‘입으로 오신채, 술, 고기를 먹으면 49일간 더럽고 깨끗하지 못하니, 불전과 보탑에 감히 오르지 못하는데, 하물며 예불하고 송경함에 있어서야 말할 것이 있겠느냐?’라고 했습니다.
『능엄경』에서는 ‘오신채를 먹는 사람은 귀신이 와서 입술을 핥으며,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날로 복덕이 소멸 하고 죄장이 증가되게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스님들이 재계를 지니지 않으면, 큰 공덕이 있는 불사에 시줏돈을 헛되이 쓰게 되는 것입니다.
경에 이르기를, ‘옛날에 세 사람이 동해를 건너가는데, 한 사람은 매우 총명한 사람으로서 한 척의 큰 배를 만 들어 바다를 건너갔으며, 다른 한 사람은 큰 물소를 이용 하여 꼬리를 잡고 건너갔다.
또 다른 한사람은 배나 물소를 이용하지 않고 단지 한 마리의 돼지를 이용하여 돼지의 꼬리를 잡고 바다를 건너 가려고 하였다.
결과적으로 사람과 돼지 모두 바다에 빠졌으며, 도리어 사람들의 비웃음을 초래하였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비유는 불사를 하는 데 있어서 상·중·하 세 등급의 계행 이 같지 않은 스님을 청하면, 얻는 복도 같지 않다는 것입 니다.
불사를 하여 복전(福田)을 구하는 데, 시주는 공경심과 공양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스님은 재계와 위의를 가지고 경건하게 예배·송경 하면서, 시주를 위하여 재난을 소멸하려는 마음을 가져 야 합니다.”
게송으로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대장경(大藏經)의 공덕은 산보다 크며 그대에게 권하노니 절대로 경솔하게 다루지 말라.
만약 신심과 공경심이 없고, 재계와 정성도 없으면 헛되이 경을 읽는 것이네.
삼승(三乘)의 묘법을 고금에 전하여 인간과 천상을 널리 제도함은 큰 인연일세.
생사의 바다를 건너는 데는 염불이 가장 수승하며 인간과 천상의 길에서는 복을 짓는 것이 우선이네.
- 지공선사 / 인과법문 -
여기는 불심
소석의 풍경 http://cafe.daum.net/js6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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