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칠유(法華七喩)와 그 의미'에 대하여...
법화경은 대승경전들 중에서도 대체로 초기의 경전에 소속되는 경전으로 현행 28품은 동시에 성립된 것이 아니고 시간을 달리하면서 순차적으로 성립된 경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불교사상을 '공(空)'계통과 '유(有)'계통으로 구분할 때 법화경은 유(有)계통에 속한 경전으로 전반부의 일불승(一佛乘)사상과 후반부의 불신상주(佛身常住)사상 모두가 실재(實在)에 입각한 사상으로, 전체 28품에 대한 구성을 천태대사 지의(智勞:538∼597)는 전후로 양분하여 전반 14품을 '적문(迹門)' 후반 14품을 '본문(本門)'이라고 구분했다.
'적문'이란 이 세상에 수적(垂迹)한 석가불이 개삼현일(開三顯一)에 의하여 일승을 밝히고, 이승을 성불로 인도하는 길을 연 교설을 가리키며, '본문'은 이 적불(迹佛)을 넘어 실재하는 구원실성(久遠實成)의 본불(本佛)을 밝힌 부분이다. 이 부처는 열반에 들지 않고 항상 영축산에 머물며 중생을 구제하고 있다고 설한다.
☞구원실성(久遠實成) - 구원(久遠)의, 아득히 오래 전인 옛적부터 영겁(永劫)의 부처
☞개삼현일(開三顯一) - 삼승[三乘: 聲聞(성문)·緣覺(연각)·菩薩(보살)]을 열어서 일불승(一佛乘)을 나타내는 것을 말
대승경전은 석존의 근본정신에로의 회복을 부르짖으며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시작된 운동이라 그 내용에 있어서도 전문적 교의 이론보다는 평이하고 현실에 부합되는 내용으로 대중이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용이한 방법으로 설명이 되었다.
인연설화, 악마설화, 범천설화, 비유설화 등 다양한 비유와 인연담으로 설하게 되는데 법화경에는 일곱가지의 비유설화(譬喩說話)가 있는데 이것을 흔히 '법화칠유(法華七喩)'라 합니다.
7가지의 내용은 법화경이 비유경이라 할 정도로 문학적 수준이 높은 경전의 한 부분으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화택(火宅)의 비유 - 권2-3 비유품(譬喩品)
궁자(窮子)의 비유 - 권2-4 신해품(信解品)
운우(雲雨)의 비유 - 권3-5 약초유품(藥草喩品)
화성(化城)의 비유 - 권3-7 화성유품(化城喩品)
계보주(繫寶珠)의 비유 - 권4-8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授記品)
정주(頂珠)의 비유 - 권5-14 안락행품(安樂行品)
의사(醫師)의 비유 - 권5-16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법화칠유 (法華七喩) :
① 화택(火宅)의 비유 :
"사리불아, 옛날 옛적에 어느 나라의 한 마을에 큰 장자(長子)가 살았느니라.
나이는 매우 늙었으나 재산이 한량없으며 전답과 가옥이며 하인들도 대단히 많았느니라. 그런데 그의 집은 매우 크고 넓었으나 대문은 꼭 하나뿐이었고, 그 안에 1백 명, 1백 명 내지 5백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느니라. ···"
비유하고 있는 내용인 <장자는 -석가세존을, 큰 저택은 -사바세계를, 낡아서 썩고 헐은 주택은 -오탁악세(五濁惡世)를, 불길은 - 갖가지 번뇌에 쌓여 사는 고통을, 아이들은 -중생들을, 소꼽놀이는 -중생들의 오욕락(五欲樂)을, 단 하나의 좁은 문은 -일불승(一佛乘)을, 3개의 수레는 -삼승(三乘)을, 흰 소의 큰 수레는 -대승(일승)>들을 비유와 함께 게송으로 설법하신 내용으로, 세상사의 번뇌에 쌓인 고통스러움의 현실을 가르치고, 바른 인생의 길을 걷도록 하기 위하여 불에 타고있는 집안을 비유로 설법하신 내용이다.
"사리불아, 저 장자가 처음에는 세 가지 수레로 여러 자식들을 끌어 낸 뒤에, 보배로 장엄한 제일 평안한 큰 수레를 주었지만, 장자에게는 허망한 허물이 없는 것 같이 여래도 그러하여 허망함이 없나니,
처음에는 삼승을 말하여 중생을 인도한 뒤에, 다만 대승으로 제도하여 해탈케 하느니라. 왜냐하면 여래는 한량없는 지혜와 힘과 두려움이 없는 법장이 있어서 온갖 중생에게 대승의 법을 주건마는 능히 그것을 받지 못하느니라.
사리불아, 이런 인연으로 부처님들은 방편으로써 일승불에서 분별하여 삼승을 말하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② 궁자(窮子)의 비유 :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비유를 들어 이 뜻을 밝히겠나이다.
"어떤 사람이 나이 어렸을 적에 아버지를 버리거 집을 나가, 다른 지방에 살기를 10년 · 20년 · 30년을 지냈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궁하여, 사방으로 의식(衣食)을 찾아 헤매다가 우연히 본국을 향하게 되었나이다.
또한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찾아 오랫동안 다녔으나 만나지 못하고, 중간에 어떤 성에 머물러 살게 되었나이다. 그 아버지는 부자가 되어 재물이 한량없으니, ··· 세존이시여,
한편 빈궁한 아들은 품팔이를 하며 이리저리 다니다가 우연히 아버지가 사는 대문앞에 이르러, 멀리 그의 아버지를 바라보았습니다. ··· '저이는 아마 왕이거나 혹은 왕족이리니, 내가 품팔이할 곳이 아니로다.
다른 가난한 마을에 찾아가서 마음대로 품을 팔고 의식을 구함만 같지 못하리라.
만일 여기 오래 머물렀다가는 혹 붙들려서 강제로 일을 시킬지도 모르리라.' 이렇게 생각한 그는 거기서 빨리 달아났나이다.
이때 대부호 장자는 사자좌에서 자기 자식을 문득 알아보고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 생각하기를 '내 창고마다 가득찬 재물을 이제 전해 줄 데가 있구나!
내가 항상 이 아들만 생각하였으나 만날 수가 없더니, 이제 스스로 왔으니 나의 소원을 성취함이로다.···"
비유하고 있는 내용인 <장자는 -석가세존을, 궁자(窮子)는 -수보리 가전연 가섭 목건련 등의 성문제자와 일체중생을, 방랑50년은 -중생교화 방편의 오승(五乘: 인 · 천 · 성문 · 연각 · 보살)을, 아버지의 집에 옴(도착)은 -사람의 본성은 불성이므로 가끔 회심(回心)의 기회가 있음을, 신색은 좋으나 초라한 하인은 -이승(二乘)을, 거름을 치우는 일은 -삼독(三毒)을 닦는 수행을, 초라한 모습으로 변장한 아버지는 -응신(應身) 화신(化身)으로서의 석존의 아라한 수행자의 모습을, 보배창고의 관리는 -이승(二乘)은 보배관리를 맡았지만 부처와 자신은 별개인줄 잘못 알고 보배만 지켰지 그것을 쓸 줄은 몰랐음(보배=불성)을, 자기아들이라고 선언함은 -일승묘법(一乘妙法)을 보이는 것>의 비유로 표현한 것으로, 이 '궁자의 비유'는 세존의 '화택의 비유' 설법을 들은 장로 성문들에 의해 말하여 진 것으로, 자신들은 비록 궁핍한 아들이지만, 깨닫고 보면 '부처님의 아들'이라는 자각을 표현한 내용이다.
" ···
많은 재산 물려 주듯
부처님도 회유하사
소승에 집착함을 아시고
방편력을 쓰시어서
마음을 조복받고
큰 지혜 가르치니
저희들이 오늘에야
미증유를 얻나이다.
··· "
③ 운우(雲雨)의 비유 :
"착하고 착하도다! 가섭아, 여래의 진실한 공덕을 네가 잘 말하였느니라.
여래는 또 한량없고 가 없는 아승지 공덕을 있나니, 그것은 너희들이 한량없는 억 겁 동안에 설한다 할지라도 다 설할 수 없느니라. ··· 가섭아, 비유하면 삼천 대천 세계의 산과 내와 골짜기와 땅 위에 나는 모든 초목이나 숲, 그리고 약초가 많지마는 각각 그 이름과 모양이 다르니라.
먹구름이 가득히 퍼져 삼천 대천 세계를 두루 덮고, 일시에 큰 비가 고루 내리어 흡족하면, 모든 초목이나 숲이나 약초들의 작은 뿌리 · 작은 줄기 · 작은 가지 · 작은 잎과, 중간 뿌리 · 중간 줄기 · 중간 가지 중간 잎과, 큰 뿌리 큰 줄기 큰 가지 큰 잎이며 여러 나무의 크고 작은 것들이 상 중 하를 따라서 제각기 비를 받느니라.
한 구름에서 내리는 비가 그들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서 자라고 크며 꽃이 피고 열매를 맺나니, 비록 한 땅에서 나는 것이며 한 비로 적시는 것 이지마는, 여러가지 풀과 나무가 저마다 차별이 있느니라.···"
운우(雲雨)의 비유는, 마하가섭등의 성문제자들이 '궁자(窮子)의 비유'로써 '부처님의 자식'이라는 자각을 표현한 것에 대하여, 세존께서 올바른 깨달음에 이른 것을 아시고, 그것에 대한 인증으로서 차별과 평등에 대한 이치를 설명하신 것이다.
비유하고 있는 내용의 <일시에 내리는 큰비에 대한 내용은 -부처님의 교법을 큰비로, 일시에 고루 내리는 것은 -평등함(공평함)을 나타내며, 큰 약초 · 중간 약초 · 작은 약초는 -삼승(三乘)을, 큰 나무와 작은 나무는 -대승과 소승>을 의미하는 것이다.
"···
가섭아 이와 같이
부처님 설하신 법
비유컨대 큰 구름이
한 맛의 비를 내려
꽃과 인간 적시니
열매맺음과 같느니라
가섭아 바로 알라
여러 가지 인연들과
갖가지 비유로써
부처님도 열어 뵈니
이는 나의 방편이요
여러 부처도 그러하니라
···"
④ 화성(化城)의 비유 :
"···여러 사람들을 거느리고 인도하여 그 헙난하고 사나운 길을 통과하려고 하였느니라.
그런데 그 거느린 사람들이 중도에 피로함과 게으름이 생겨 도사에게 말하기를 '우리들은 극도로 피로하고 겁이 나고 두려워서 능히 나갈 수 없으며 앞길이 아직 머오니 되돌아가려 하나이다'하였느니라.
이때 도사는 방편이 많으므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사람들은 참으로 불쌍하구나! 왜 많고 진귀한 보물을 버리고 되돌아가려고 하는가'하고, 곧 방편을 써서 험난한 그 길 300 유순을 지난 도중에 한 성을 변화시켜 만들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두려워 말고 되돌아가지도 말라. 이제 이 큰 성에 들어가 자기 마음대로 할지니···
피로함을 풀고 휴식 얻은 것을 알게 된 도사는 곧 변화로 된 성을 다시 없애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그대들은 따라 오라. 보물 있는 곳이 가까우니라.'···"
화성(化城)의 비유는 세존께서 수행목표인 '일승묘법'의 먼 길을 가기 위해 힘든 수행의 중간에 '4제', '12연기설' 등을 설하며 성문승 연각승들의 성취 만족감을 주며, '일승묘법'으로 더욱 정진케 하기 위한 방편설을 비유하여 설한 내용으로, 비유하고 있는 내용의 <5백유순의 험한 길은 -구법(求法)의 장애들로 탐욕 · 분노 · 어리석음 · 교만 · 의심을 뜻하며, 보물산은 -불성 · 불지견(佛知見)을, 보물을 얻고자 하는 마음은 -성불에의 대원(大願)을, 도사는 -석가세존을, 두려움과 게으름으로 돌아가려 함은 -여러 가지 수행의 장애를, 화성(化城)은 -이승의 방편>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
있는 것은 일불승 뿐
이승은 쉬게 하려고 말한 것
너희들이 얻은 바는
참 멸도가 아닐러니
부처님의 일체 지혜
얻어서 가지려면
게으른 맘 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
⑤ 계보주(繫寶珠)의 비유 :
5백 아라한은 부처님 앞에서 수기를 받고 그 마음이 환희하여 뛸 듯이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고, 자기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책하며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항상 이런 생각을 하였나이다.
'저희들도 구경의 열반을 얻었노라' 했더니, 이제 알고 보니 무지한 일이었나이다. 왜냐하면 저희들이 얻어야 할 것은 여래의 지혜이었거늘, 다만 작은 지혜를 얻고 만족했기 때문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친구의 집에 찾아가 술에 만취되어 누웠는데, 그때 그 집 친구는 볼 일이 있어 집을 나가면서 값도 모를 보배구슬을 그의 옷 속에 넣어두고 갔지만, 술에 취한 친구는 그것도 알지 못하고, 잠을 깨어 일어나 멀리 다른 나라에까지 이르렀나이다.
그곳에서 의식(衣食)을 찾느라 무척 고생을 하면서, 조그만 소득이 있어도 그것으로 만족하며 살았나이다. 그 후 얼마가 지난 후에 친구가 그를 만나보고 너는 그것도 모르고 의식을 구하기 위해 고생하고 번뇌하며 구차하게 살고 있으니 참으로 어리석구나. 너는 이제 이 보물로써 소용되는 것들을 사들인다면, 항상 뜻과 같이 되어 모자람이 없으리라'고 하였나이다.
···그것을 잊어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며, 이미 아라한의 도를 얻어 멸도 했다고 스스로 생각하였나이다. 그러나 본래 자생(資生)이 가난하여 작은 것만 얻어도 만족하게 생각하였으나, 일체지를 바라는 마음은 아직 잃지 아니하였나이다. ···"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授記品)에 들어 있는 내용으로 부처님께 '화성의 비유'를 듣고 부루나, 교진여 등의 제자들이 기뻐하고 불타를 예찬하였다. 세존은 부루나, 교진여를 위시한 1,200인의 아라한과 우루빈라가섭을 위시한 500인의 아라한도 부처가 되리라고, 수기를 한다.
이에 이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계보주(繫寶珠)의 비유'를 말하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는 내용의 <가난한 방랑자는 -설법을 듣는 자신들을 말하며, 무가보주(無價寶珠)는 -불성 · 무구청정심(無垢淸정心)을, 술에 취해 잠이 드는 것은 -취생몽사(醉生夢死)하는 중생의 우매한 삶을, 친구를 다시 만남은 -우매한 중생도 깨달음의 반성심(反省心)이 가끔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
불쌍한 중생을 교화하시고
위없는 바램을 심어 주거늘
저희들 근기 엷고 무지하여서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 못하여
열반의 많은 보배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을 얻고서도
우리가 다 얻어 멸도 했다고
스스로 만족하며 즐겼나이다.
···"
⑥ 정주(頂珠)의 비유 :
"··· 문수사리여, 이 법화경은 한량없이 많은 나라에서도 이름을 얻어듣기가 어렵거든, 하물며 얻어보고 받아 가지며 읽고 외우는 것이야 말할 것이 있겠느냐.
문수사리야, 비유하면 힘센 전륜성왕이 그 위세로써 여러 나라를 항복시키려 할 때 소왕(小王)들이 그 명령을 거역하면, 전륜성왕은 많은 군사를 일으켜 토벌하면서 그 전쟁 중에 공이 있는 이를 보고 크게 환희하여 그 공을 따라 상을 주되,혹은 논밭을 주며 혹은 집이나 촌락·도시를 주며, 혹은 의복이나 장신구를 주고, 혹은 여러 가지 ···주지만, 머리 속에 있는 밝은 구슬만은 주지 않는 것이니,
왜냐하면 이 구슬은 세상에 왕의 이마에만 있는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니라. 만일 이것을 주면 왕과 그 권속은 반드시 크게 놀라리라.
문수사리야, 여래께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 근력의 법을 주며, 또 열반을 주어 멸도라는 말도 그 마음을 인도해서 모두 환희케 하지만, 아직 이 '법화경'은 설하지 않느니라.
··문수사리야, 주는 것은 저 힘센 왕이 밝은 구슬을 오래도록 가지고 있다가 이제야 주는 것과 같느니라.
문수사리야, 이 '법화경'은 여러 부처님 여래의 비밀한 법장으로 여러 경전 가운데 가장 그 위가 되므로 오래도록 잘 보호하여 함부로 설전하지 않다가 이제 처음으로 너희들에게 연설하는니라."
안락행품(安樂行品)에 있는 이 '정주(頂珠)의 비유'는 세존께서 여러 가지 비유로 '일승묘법'의 진실을 깨닫게 하고, 모두 수기하시고는, '법화경'이 더없이 훌륭한 경전임을 역설하시면서, 법화행자로써 갖추어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도 함께 비유로 설하신 내용으로,
비유하고 있는 내용의 <전륜성왕은 -석가세존을, 여러 나라를 차례로 토벌함은 -근기에 맞게 방편시설(方便施設)로 교화함을, 공을 세운 병사에게 포상함은 -성문승에게는 사제(四諸) · 연각승(緣覺乘)에게는 12인연설로 인도함을, 머리 속에 감춘 보물(無價寶珠)은 -'일승묘법의 진리'_부처님의 일대시교(一代時敎) 가운데, 가장 훌륭하고 비밀한 가르침이 담긴 이 법화경>을 뜻하는 것으로, '법화경'을 이제야 설하게 되는 이유도 담겨있는 것이다.
"···
맨 나중에 이르러 '법화경'을 설하시니
왕이 머리 풀고 밝은 구슬 줌과 같다.
이 경전은 존귀하여 경전 중에 으뜸이라
내가 항상 수호하여 열어 뵈지 않았으나
지금은 때가 되어 너희에게 설하노니
내가 멸도한 후 부처님 도(道) 구하는 이
안온함을 얻어서 이 경전을 설하려면
이와 같은 네 가지 법 응당 친근할지니라.
···"
⑦ 의사(醫師)의 비유 :
"··· 그러므로 여래는 멸도하지 않지만 멸도한다고 말하느니라.
또 선남자들이여, 모든 부처님 여래의 법이 다 이와 같아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모두 진실이요 허망함이 없느니라. 비유하면 어떤 의사가 지혜 총명하고 통달하여 좋은 처방과 좋은 약을 만들어 여러 가지 병을 잘 치료했느니라.
그 의사에게 많은 아들이 있었으니, 열 · 스물 내지 백 명이나 되었다.
아버지가 볼 일이 있어서 다른 나라에 간 뒤, 여러 아이들은 독약을 잘못 마시고 약 기운이 번져서 정신이 어지러워 방에 쓰러져 있었다.
이때 그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니, 여러 아이들이 독약을 마시고 본심을 잃기도 하고 혹은 아직 본심만은 잃지 않은 이도 있었다.···
그 가운데 본심을 잃지 아니한 아들은 그 약이 빛과 향을 갖추어 있음을 보고 좋아하면서, 곧 이 약을 먹어 병이 나았다. 본심을 잃은 아이들은 아버지가 오는 것을 보고 비록 환희하고 문안드리며 병치료를 원했으나, 그 약을 먹지 않았으니, 왜냐하면 독기가 깊이 들어 그 본심을 잃었으므로 이같이 좋은 빛과 향으로 갖춘 약을, 좋지 않게 생각한 때문이다. ···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내 이제 늙고 쇠약하여 죽게 되었거늘, 이 좋은 약을 여기에 남겨두니 이것을 먹을 때 차도가 없을까 두려워하지 말라.'
이렇게 타일러 놓고 다시 다른 나라에 가서 사자를 본국의 아들들에게 보내어 그대들의 아버지는 이미 죽었다고 말하였느니라.
이때 그 여러 아들들이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슬퍼서 ··· ··· 항상 슬프게 지냈다. 그러다가 마침내 마음이 깨어나 이 약의 빛과 맛과 향기가 좋은 것을 알고 곧 먹으니 병이 다 나았느니라.
그 아버지는 아이들이 약을 먹고 다 나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아와 이들에게 보이는 것과 같느니라. 여러 선남자여,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누가 이 의사를 허망하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법화칠유(法華七喩)의 7번째,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에 있는 '의사(醫師)의 비유' 내용입니다. 부처의 영원함(영원성)과 보편성을 시설하신 내용으로,
비유하고 있는 내용의 <지혜 총명의 의사는 -부처님을, 많은 아들들은 -중생을, 다른 나라에서 집에 온 의사는 -부처를 만났음을, 독약은 -오욕(五欲)의 번뇌를, 본심을 잃은 아이들은 -교화하기 힘든 말법 세상의 중생들을, 본심만은 잃지 않은 아이들은 -불법인연을 만나 구제가능한 중생들을, 빛 · 맛 · 향을 갖추었음은, -좋은 것을 가려 조합하였음을, 방아에 찧고 체로 쳐서 약을 만들었음은, -중생에게도 이해하기 쉽고 알기 쉽게 하였음을,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소식은, -하열(下劣) 중생들에게 부처님에 대한 그리움을 일으키기 위한 방편임을, 약을 먹고 병이 다 나은 이들에게 찿아와 보이심은, -부처의 가르침을 믿어 번뇌를 없애버리면 곧 부처가 보인다>는 것을 비유하여, 부처와 그 가르침에 대한 신뢰(信)를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죄가 많은 이런 중생 악업의 인연으로
아승지겁 지나도록 삼보(三寶)의 이름 못 듣고
여러 공덕 잘 닦아 부드럽고 질직한 이
여기 있는 내 몸이 설법함을 다 보며
너희들 지혜로운 이 의심내어 품지 말고
죄업 영영 끊을지니 부처님 말씀 진실이라.
의사가 좋은 방편으로 미친 자식 구원하려
거짓말로 죽는 일이 허망함이 없듯이
이상으로 법화경의 법화칠유의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일곱 가지의 내용은 전문적인 이론이 아닌 현실생활의 예를 들어 보이며, 일반대중들이 들어서 쉽게 이해되는, 접근하기 용이한 설명식의 방법이며, 문학적인 형식으로 설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출가주의(出家主義)와 이론중심주의(理論中心主義)의 전문적 교의에서 벗어나려는 대승불교 사상으로, 보편적 진리를 일상인의 생활에서 찾고, 실현하려는 목적이 부합된 대승경전으로의 모습을 들어낸 내용이라 할 것입니다.
'법화칠유(法華七喩)와그의미'에대하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