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05 00:00:00 / 구인사
법화칠유(法華七兪)에 대하여... 법화경에는 비유품과 신해품 그리고 약초유품, 화성유품, 오백제자 수기품, 안락행품, 여래수량품 등에 일곱 가지 비유가 나오는데, 이를 가리켜‘법화 칠유(法華七喩)’라고 합니다.
그 첫째는 비유품(譬喩品) 권이(第二)에 나오는 유명한 ‘화택비유(火宅譬喩)’입니다. 집에 불이 났건만 그것을 모르고 철없이 노는 아이들을 보고, 아버지가 양차(羊車), 녹차(鹿車), 우차(牛車)가 문밖에 있다고 방편(方便)을 써서 달래어 불이 난 화택(火宅)에서 아이들을 구해내는 이야기를 말합니다.
두번째는 신해품(信解品) 제삼(第三)에 나오는‘궁자비유(窮子譬喩)’입니다. 궁자(窮子)가 집을 나와 헤매다가 차츰차츰 아버지의 재산상황(財産狀況)을 알게 되고 마침내 아버지의 전 재산(全財産)을 물려받는다는 비유로, 낮은 수준에서부터 수행을 쌓아가면서 지견(知見)이 열려 마침내 부처님의 온전한 지혜와 덕을 모두 이어받아 마침내 성불한다는『法華經』의 생명을 가르치는 비유입니다.
세 번째는, 약초유품(藥草喩品) 제오(第五)에 나오는 ‘약초비유(藥草譬喩)’입니다.
한 구름에서 내리는 비는 고루 넓게 사방의 어디에나 내리지만 비를 맞는 숲 속의 풀과 나무들은 서로 같지 않아서 크고 작게 자라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펼치시지만 중생의 근기에 따라 받아가지는 것도 각각 다르다는 말입니다.
네 번째, 화성유품(化城喩品) 제칠(第七)에 나오는‘화성비유(化城譬喩)’입니다. 지혜(智慧)가 뚫린 한 도사(道師)가 먼 길을 가느라고 극도로 피곤해 있는 대중들에게 길 도중에 하나의 성(城)을 변화(變化)시켜 그 속에 들어가게 하여 피로를 풀게 한 후에 다시 성(城)을 없애고 진실을 설해준다는 비유입니다.
다섯 번째,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授記品) 제팔(第八)에 있는‘계주비유(繫珠譬喩)’입니다. 어떤 사람이 친구를 찾아갔을 때 친구가 매우 값나가는 구슬을 술에 떨어져 자고 있는 그 사람에게 넣어 주었지만 그 사람은 구슬이 있는 줄을 모르고 다른 나라에 가서까지 고생고생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소득(所得)이 생기면 만족(滿足)하고 사는 정도였는데, 하루는 구슬을 넣어준 친구를 만나게 되어 무가보주(無價寶珠)가 자기 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섯 번째, 안락행품(安樂行品) 제십사(第十四)에 있는 ‘왕계비유(王繫譬喩)’입니다. 전쟁에 나가 공을 세웠을 때 그 부하에게 땅이나 보물은 줄지언정 전륜왕의 상투 속에 있는 구슬은 주지 않는 법이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구슬은 하나뿐이기 때문에 권속(眷屬)들이 크게 놀라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처님이 중생들로 하여금 멸도(滅度)케 하여 열반(涅槃)에는 이르게 하였지만 이 『法華經』을 설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如來의 으뜸가는 법(法)인 『法華經』을 이제서야 설해주는 것은 왕이 자신의 상투 속에 있는 구슬을 내어주는 것과 같다는 것이지요.
일곱 번째,『法華經』의 안목(眼目)이자 바로 불교(佛敎)의 안목(眼目)이기까지 되는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제십육(第十六)에서 밝히는 ‘의사비유(醫師譬喩)’입니다. 의사(醫師)인 아버지가 집에 없을 때 아이들이 독약(毒藥)을 잘못 마셔가지고 괴로워하였습니다. 아버지가 집에 와서는 그 모습을 보고 양약(良藥)을 주었으나 본심(本心)을 잃은 아이들은 그 약(藥)을 먹지 않아 아버지는 다시 길을 떠나며 “아버지가 죽었다”하라고 일러 본심(本心)을 되찾은 아이들이 양약(良藥)을 먹어 병을 낫게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의사인 아버지는 물론 부처님이시고 아이들은 중생들입니다. 본심을 잃은 아이들은 아버지의 처방을 한번에 듣지 않으므로 아버지는 방편(方便)을 써서 본심을 되찾게 하였다는 것으로 여기서도 근기(根機)가 낮은 중생들에게 내리는 방편(方便)으로 제도(濟度)하였다는 단순한 이야기도 되고, 나아가서는 태어나고 수행(修行)하고 열반(涅槃)의 모습까지도 방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처님은 방편으로 열반(涅槃)을 보이시었기에 부처님의 진실은 끝간데 모를 과거로부터 미래에까지 닿아있다는 부처님생명의 영원함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