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인연 ♣/•극락정토로 가는 길♤

구정스님의 구도행

白道 박만주 2018. 6. 2. 09:02

 

 

 

  구정스님의 구도행

 

옛날, 비단행상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청년이 있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그는 아주 효심이 지극했다. 어느 날 비단 짐을 짊어지고 강원도 대관령 고개를 넘어가다가 고개 마루에서 잠시 쉬고있던 그는 이상한 노스님을 한 분 발견했다.

 

누더기를 입은 노스님은 길 옆 풀 섶에서 서서 한참이 지나도록 꼼짝을 않는 것이었다. 한참을 바라보던 청년은 궁금증을 견디지 못해 노스님 곁으로 다가갔다. '스님! 아까부터 여기서 무얼 하고 계십니까?' 노스님은 청년이 재차 묻자 얼굴에 자비로운 미소를 띄우며 입을 열었다. '잠시 중생들에게 공양을 시키고 있는 중이라네',, 청년은 궁금증이 더 켜졌다. '어떤 중생들에게 무슨 공양을 베푸십니까?' , '옷속에 있는 이와 벼룩에게 피를 먹이고 있네, 내가 움직이면 이나 벼룩이 피를 빨아먹는데 불편할 것이 아닌가' 스님의 말을 들은 청년은 큰 감동을 받았다. 청년은 비단장수를 그만두고 스님을 따라가 제자가 되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순간 청년의 뇌리에 집에 계신 홀 어머님이 떠올랐다. 청년이 잠시 망설이는 동안에 노스님은 발길을 옮겼다. 생각에 잠겼던 청년은 눈앞에 스님이 안보이자 비단 보퉁이를 팽개치고 어느새 산길을 오르고 있는 노스님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스님은 청년이 다가 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었다. 이윽고 오대산 동대관음암에 도착하자 스님은 청년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대 어인 일로 날 따라 왔는고?',, '저는 비단을 팔아 하루하루 살아가는 비단장수 입니다. 오늘 스님의 인자하신 용모와 자비 행을 보고 문득 저도 수도하고 싶은 생각이 일어 이렇게 따라 왔습니다. 부디 제자로 받아 주십시오' 청년은 간곡히 청했다. '네가 수도승이 되겠단 말이지. 그렇다면 시키는 대로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겠느냐?' '예 스님! 무슨 일이든지 시키기만 하십시오 이 몸이 힘 닿는 대로 다 할 것입니다.' 청년의 결심이 굳은 것을 확인한 노스님은 그의 출가를 허락했다.

 

이튿날 아침.

스님은 새로 들어온 행자(비단장수청년)를 가까이 불렀다. '오늘 중으로 부엌에 저 큰 가마솥을 옮겨 새로 걸도록 해라'. '청년은 흙을 파다 짚을 섞어 이갠 후 솥을 새로 걸었다. 한낮이 지나서 일이 끝났다. '스님 솥 거는 일을 다 마쳤습니다.' 스님은 점검을 하시려는 듯 부엌으로 들어가서 이리저리 살펴본 뒤 '걸긴 잘걸었다만 이 아궁이엔 이솥이 너무 커서 별로 필요치 않을것 같으니 저쪽 아궁이로 옮겨 걸도록해라.' 고 이르시고는 나갔다.

 

청년은 다음날 한마디 불평도 없이 스님이 시키는대로 솥을 떠어 옆아궁이에 다시 걸기 시작했다. 솥을 다걸고 부뚜막을 곱게 맥질하고 있는데 노스님이 기척도 없이 불쑥 부엌에 나타나셨다. '인석아 이걸 솥이라고 걸어 놓은거야. 한쪽으로 틀어 졌으니 다시 걸도록 하여라.' 노스님은 짚고 있던 석장으로 솥을 밀어 내려 놓았다. 청년이 보기엔 전혀 틀어진 곳이 없었지만 스님께서 다시 하라는 분부를 받았으므로 그는 불평한마디 없이 새로 솥을 걸었다. 그렇게 솥을 옮겨 걸고 허물어 다시 걸기 9번 반복했다. 드디어 노스님은 청년의 구도심을 인정했다.

 

그리고는 솥을 9번고쳐 걸었다는 뜻에서 구정(九鼎)이란 법명을 내렸다. 법명을 받은 구정스님은 그길로 고향의 어머님께 달려가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다. 아들의 이야기를 다들은 노모는 아들의 손을 꼭잡고는 기쁨의 눈물을 흘렀다. '오 참으로 장하구나. 대단한 결심을 했으니 어미 걱정은 추호도 하지 말아라. 어디 산입에 거미줄 치겟느냐. 부디 열심히 수행 정진하여 큰 스님되는 일이 이 어미에게 효도하는 일이니 명심토록해라.' 그길로 집을 떠나 산으로 돌아온 구정 스님은 뒷날 크게 명성을 떨친 구정선사가 되었고. 스님의 수행은 오늘에도 입산 출가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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