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 대원경지 (大圓鏡智)]
[무량수경종요]에서 [대원경지]를 이와 같이 설하였습니다. "[무등무륜최상승지]라고 하는데 바로 [대원경지(大圓鏡智)]입니다. "처음의 본식(本識)을 바꾸어 비로소 마음의 근원(根源)에 돌아가 일체 온갖 경계를 원만히 비추지 않음이 없습니다. 이러한 때문에 대원경지라고 부릅니다. 대원경지 가운데 다섯 가지 수승함이 있습니다.
첫째 저 해탈신(解脫身)은 성문 연각이 함께 얻지만 이 대원경지는 바로 법신(法身)이어서 저들과 함께 할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무등(無等)이라고 합니다.
둘째 앞의 세 가지 지혜는 보살이 점차로 얻지만 대원경지는 오직 부처님만이 단박에 증득하여 다시 나머지와 비슷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무륜(無倫)이라고 합니다.
셋째 부사의지보다 더 헤아릴 수 없음으로 최(最)입니다.
넷째 불가칭지를 뛰어넘음으로 상(上)이라고 합니다.
다섯째 대승광지보다 더 너그러우므로 승(勝)이라 합니다.
이러한 때문에 [무등무륜최상승지]라 합니다. 이것이 네 가지 의심으로 미혹한 경계를 나타낸 것입니다.
[대원경지(大圓鏡智)에 대한 의혹]
네 번째 의혹이란 말하자면, 대원경지로 일체의 경계를 두루 비춘다는 뜻을 의심하는 것이다. 어떻게 의심을 일으키는가. 말하자면 이러한 말을 한다.
“허공이 가없기 때문에 세계도 역시 가없고, 세계가 가없기 때문에 중생도 역시 가없다. 중생이 가없기 때문에 마음도 차별이 있고, 근기와 욕망과 성품 등이 모두 이렇게 가없다. 이러한 가운데서 어떻게 능히 다 알 수 있다 하는가?
마땅히 점점 닦고 익혀서 알게 되는가. 마땅히 닦지 않고도 홀연히 단박에 비추게 되는가? 만약 닦고 익히지 않고도 단박에 비출 수 있다면, 일체 범부가 모두 응당히 다 함께 비출수 있을 것이다. 다 함께 닦지 않기 때문이며, 다른 인(因)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편안하게 점차로 닦아서 마침내 점차로 모두 알게 된다면, 곧 일체 경계는 가없는 것이 아니다. 가없는데 다함이 있다면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나아가거나 물러서거나 모두가 성립되지 않는데 어떻게 널리 비춘다 하여 일체종지(一切種智)라 이름하는가?”하고 의혹을 가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관문의 의혹과 힐난을 다스리고자 하므로 무등무륜최상승지(無等無倫最上勝智)를 안립(安立)하고 이 대원경지(大圓鏡智)를 밝히려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세 가지 지혜를 뛰어 넘었으니 동등한 지혜가 없고, 속제와 진제의 밖에 홀로 있으니 둘이 없으며, 두 가지 뚫을 관문과 두 가지 바깥 경계는 아득히 멀고 뚫을 것이 없으니 다만 응당히 우러러 믿어야 하며, 가히 비교하여 헤아릴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무등무륜최상승지라고 부른다.
어떻게 여기에서 우러러 믿음(仰信)을 일으킬 것인가 ? 비유하자면, 세계가 가없으나 허공의 밖을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이와 같은 만 가지 경계가 끝이 없으나 모두가 일심(一心) 안에 들어 있다.
부처님의 지혜는 상(相)을 여의고 마음의 근원에 돌아가니 지혜와 더불어 일심이 합해져서 하나가 되니 둘이 없다. 시각(始覺)으로써 곧 본각(本覺)과 하나가 된다. 그러므로 한 경계도 이 지혜의 밖을 벗어남이 없다. 이러한 도리로 말미암아 경계를 다하지 않음이 없으므로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무한한 지혜로 가없는 경계를 비추기 때문이다.
저《기신론》에서 말하기를 “일체의 경계는 본래 일심이어서 상념(想念)을 여의었으나 중생이 경계를 망령되게 봄으로 말미암아 마음에 차별된 내용이 있게 된다. 상념을 망령되게 일으킴으로써 법성(法性)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과 여래는 상(相)을 보는 것에서 떠났으므로 두루하지 않는 곳이 없다. 마음이 진실하기 때문이며 곧 이것은 모든 법의 성품이다. 그 자체가 일체의 망법(妄法)을 환하게 비추고, 대지혜의 작용이 있어서 무량한 방편으로 모든 중생이 응당히 이해를 얻는 정도에 따라서 모두에게 능히 일체법의 뜻을 열어 보이신다. 그러므로 일체종지(一切種智)라는 이름을 얻는다.”라고 하였다.
이것이 무등무륜최상승지이다. 보는 것이 없기 때문에 보지 않는 것도 없다. 이와 같이 네 번째의 의혹을 상대하여 다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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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정토로 가는 길 (白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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