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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찰(寺刹)의 삼문(三門)과 법당(法堂) 명칭

白道 박만주 2017. 12. 18. 07:41

 

 

한국 사찰(寺刹)의 삼문(三門)과 법당(法堂) 명칭

김 규 선[대구교육대학교 국어과 교수]


1. 수미산문(須彌山門)의 일주문(一柱門)

 

고대 인도인들은 중생이 빠져 헤매는 번뇌와 저지른 죄업의 무게가 다름에 따라 그 중생이 머물고 있는 세상을 여러 가지로 나누었는데, 우선 번뇌와 죄업이 가장 무거운 존재가 사는 세계를 땅 속에다 설정하여 '지옥'이라 하였고, 그처럼 무겁지도 또 그렇다고 가볍지도 아니한 번뇌와 죄업이 깃들어 있는 곳을 우리가 사는 인간(人間)이라 하였으며, 아주 옅은 번뇌와 선업(善業)으로 가득한 세계를 하늘나라 중 하나인 범천(梵天)이라 하였으며, 이상의 경지인 이 범천은 반드시 '수미산'을 통해야만 올라갈 수 있는 곳이었다.

 

속계를 떠나 '절'문을 들어서 본당(本堂)의 부처 앞에까지 이르는 도정(道程)은 이처럼 사바세계의 대중이 불국정토(佛國淨土)에 들기 위하여 '수미산'을 힘겹게 올라 정상에 서고, 다시 '3계'의 28천(二十八天)이라 하는 하늘을 거쳐 부처 앞에 이르게 되는 길을 그대로 상징하고 있다.

 

그러기에 절에 들기 위하여는 '수미산' 초입의 정문(正門)으로 상징되는 문(門)을 거쳐 들어가게 되는데, 그 '문'을 일컬어 일주문(一柱門)이라 한다. 이어 '인왕문(仁王門), 천왕문(天王門)' 혹은 '사천왕문(四天王門)' 등 '문'들을 거쳐 '불이문(不二門), 해탈문(解脫門), 자하문(紫霞門)' 등을 지나야만 '대웅전(大雄殿), 대웅보전(大雄寶殿), 대적광전(大寂光殿)'이라 하는 '절'의 중심 불전법당(佛殿法堂)에 이르게 되는데, 옛 자취를 그대로 지닌 크고 잘 갖추어진 절일수록 이 격식이 거의 한결같다.

 

우리가 민가(民家)를 드나드는 문으로는 보통 정문(正門), 대문(大門)이 있고, 바깥의 사랑채를 지나 안채를 들기 위한 중문(中門)이 고작이었는데, 대개 누문(樓門)인 사찰의 문은 보통 산문(山門) 삼문(三門)이라 하여 '일주문(一柱門), 천왕문(天王門), 불이문(不二門)'의 셋으로 나뉘는데, '수미산' 위아래 세계와 '산문'의 '삼문'을 대응시켜 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佛國淨土***

*無色界四天*

空無邊處天, 識無邊處天, 無所有處天, 非想非非想處天

*色界十八天*

四禪天9天<無雲天,福生天,廣果天,無想天,無煩天,無熱天,善見天,善現天,色究竟天>

三禪天3天<少淨天, 無量淨天, 遍淨天>

二禪天3天<小光天, 無量光天, 光音天>

初禪天3天<梵衆天, 梵輔天, 大梵天

 

 

  欲界六天→ 

 

 

 

他化自在天, 化樂天, 兜率天, 夜摩天

 

 

欲界六天  

 

 

<不二門>

도利天(三十三天)

<天王門>

四王天

<金剛門>

須彌山

<一 柱 門>

餓鬼道-----畜生道-----阿修羅道-----人間道-----孤獨地獄

<八寒地獄>

알部陀地獄,尼剌部陀地獄,알절陀地獄,확확婆地獄,

虎虎婆地獄,올鉢羅地獄,鉢特摩地獄, 摩訶鉢特摩地獄

<八熱地獄>

等活地獄,黑繩地獄,衆合地獄,叫喚地獄,大叫喚地獄,焦熱地獄,大焦熱地獄,無間地獄



보통 지붕이 있는 집을 지으려면 4각으로 된 면적의 귀퉁이에 네 기둥을 세운다. 그러나 기둥을 일직선상에 한 줄로 늘어세운 위에다 지붕 형태를 얹는 독특한 양식의 건축물을 지어 절을 드나드는 '문'으로 사용함으로써 그 '문'을 '일주문'이라 하고, 그런 이름을 붙이는 까닭은 일심(一心)을 상징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일주문'의 지붕은 대체로 다포계의 맞배지붕 양식을 취하고 있고, 그 규모의 작고 큼은 차이가 나더라도 모두가 일주 삼칸(一柱三間)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그 '일주삼칸'이 뜻하고 있는 바는 <법화경>에서 일컬은 바 회삼귀일사상(會三歸一思想)이라 한다. '회삼귀일'이란 중생의 바탕에 따라 '성문승(聲聞乘), 연각승(緣覺乘), 보살승(菩薩乘)' 등 3승(三乘)으로 나뉘어진 불교의 여러 교법을 오직 성불을 지향하는 일불승(一佛乘)의 길로 향하게끔 함의 뜻이다. 여기서 '3승'이라 함은 부처의 세 가지 교법을 뜻하며, 승(乘)이라 한 까닭은 교법이 중생을 싫어(乘)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함의 비유이다.

 

이 '일주문'에는 여러 가지 현판(懸板)을 걸어 절의 위상(位相)을 나타내고자 한다. 우리 나라 절의 대표적 '일주문'은 '동래 범어사(梵魚寺), 양산 통도사(通度寺), 합천 해인사(海印寺), 해남 대흥사(大興寺)'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들 가운데 '통도사'의 경우는 문 중앙에 『영취산통도사(靈鷲山通度寺)』란 현판을 걸고 3칸의 기둥 중 가운데 칸의 좌우 기둥에 주련(柱聯의 글로 『불지종가(佛之宗家)』,『국지대찰(國之大刹)』이란 내용을 걸어 불보사찰(佛寶寺刹)인 이 절의 성격을 표명하고 했다. 범어사(梵魚寺)의 경우에는 문 중앙에 『조계문(曹溪門)』, 좌우에 『금정산범어사(金井山梵魚寺)』,『선찰대본산(禪刹大本山)』이라는 현판을 걸어서 이 절이 선수행(禪修行)의 도량(道場)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범어사의 '일주문'을 특히 일러 조계문(曹溪門)이라 한 것은 우리 나라 선종(禪宗)을 총칭하여 조계종(曹溪宗)이라 하는 바에 따른 것이다.

 

또 '통도사' 일주문 앞에는 또 돌로 만든 표석을 세우고, 그 위에다 '주련(柱聯)'의 격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새겨 놓았다.

異姓同居 必須和睦 각성받이 모여 사니 반드시 화목해야 하며

方袍圓頂 常要淸規 네모진 가사 입고 삭발을 하였으니, 항상 바른 규율 따라야 하리.

 

'절'들 가운데는 간혹 위와 같은 '일주문' 외에 횡살문(橫殺門)이라 한 것을 세운 곳이 있다. '횡살문'은 우리가 온양의 현충사(顯忠祠) 들머리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좌우 양쪽에 일주(一柱) 형식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다 겹으로 된 들보를 얹은 후에 다시 거기에 짧은 솟대를 나란히 촘촘히 세우는 형식의 문이며, 대관의 집이나 덕 높은 선비 기타를 추모하는 건물의 초입에 세운다. 그 이름이 고유어로는 '가로지기문'이라 하는데, 이를 이두식(吏讀式) 한자로 바꾸어 '횡살문'이라 한 것이다.

 

그 '횡살문'을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이 공주의 동학사(東鶴寺)이다. 그 절에는 불·보살을 위한 전각(殿閣)이 아닌 고려의 삼은각(三隱閣)이 있으니, 거기에 맞추어 세운 특별한 문이 바로 그 '횡살문'이 된 셈이다. '동학사'는 1394년 조선 태조 3년에 길재(吉再)가 고려의 왕족과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를 위하여 천도(薦度)한 인연이 있던 절이며, 그 뒤 대표적인 고려의 세 유신(遺臣)을 위한 '삼은각'이 그 안에 지어졌다. 다시 그 후 1456년 세조 1년에 김시습(金時習)이 사육신(死六臣)을 제사한 바 있고, 단종(端宗)이 승하한 뒤에는 김시습과 엄홍도(嚴興道)가 '단종'의 옷을 모셔 천도하였으며, 그 이듬해에는 세조(世祖) 자신이 단종, 안평대군(安平大君), 금성대군(錦城大君), 김종서(金宗瑞)와 그 밖에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이들의 명복을 빌었고, 이어 나라에서 논밭과 산을 내려 매년 10월에 그들을 천도하게 한 인연을 가진 절이다. 



2. 인왕(仁王)과 금강문(金剛門)


보통 절의 정문인 '일주문'을 지나면 그 다음에 '천왕문'을 지나게 되지만 보은 법주사(法住寺)의 경우는 그 사이에 현판을 금강문(金剛門)이라 한 문을 거치게 된다. 물론 '금강문'에는 절의 수문장(守門將) 역할을 한다는 '금강역사(金剛力士)'를 봉안한다.

 

이 '금강역사'는 '발사라파니(跋도羅波니), 벌절라다라(伐折羅陀羅)'라 음역하고, '금강수(金剛手), 금강신(金剛神), 금강밀적천(金剛密跡天), 집금강신(執金剛神), 인왕(仁王)'등으로 번역한다. 여래의 온갖 비밀한 사적(事迹)을 남김없이 알고, 5백 야차신(夜叉神)을 거느려 현겁천불(賢劫千佛)의 법을 수호한다는 두 신장(神將)이다. 흔히는 모두 윗도리를 벗은 채 허리에 옷을 걸친 용맹스러운 얼굴 모습이며, 이 두 '신장'의 형상을 절문 양쪽에 두되, 왼쪽을 밀적금강(密跡金剛), 오른쪽을 나라연금강(那羅延金剛)이라 한다.

 

'밀적금강'은 손에 '금강저(金剛杵)'를 쥐고 항상 '부처'를 호위한다는 '야차신'의 우두머리이고, '나라연금강'은 역시 '부처'를 호지(護持)하는 천상계의 역사(力士)로 그 힘의 세기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한다. 그 밖에도 왼쪽의 '인왕'은 입을 벌린 모습이라 '아금강 역사'라 하고 오른쪽 입을 다문 모습을 '훔금강 역사'라 하는데, 이 두 '금강역사'의 형상은 '석굴암' 전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두 벽면 좌우에 훌륭한 예술품으로 조각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들 '인왕'을 달리 일컫기 위하여 머리에 덧붙이는 글자 '아'와 '훔'은 각각 범어(梵語)의 첫 글자와 끝 글자인 것에서 유래하는데, 그러므로 두 '인왕'의 입은 시작과 끝을 연결하여 영원과 통일과 완성을 기원하는 발심(發心)을 상징한다. 그 밖에도 이들 두 역사의 머리 부분에 상투 모양의 육계(肉계)가 있고, 다시 그 둘레에 둥근 모양의 두광(頭光)을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은 그들이 힘센 존재일 뿐만 아니라 신성한 지혜까지 고루 갖추고 있음을 상징한다.

 

참고로 '법주사 금강문' 기둥에 걸린 주련의 글을 보면 다음과 같다.

擁護聖中滿虛空 불법 수호 신중이 온 하늘 가득하니

都在毫光一道中 모든 길 속에 부처님 호광 빛나도다.

信受佛語當擁護 부처님 가르침 믿고 받아 옹호하고

奉行經傳永流通 경전 또한 받들어 영원을 유통하네.



3. 사천왕(四天王)과 천왕문(天王門)


'석굴암' 전실(前室)과 원형의 돔이 이어지는 약간 좁아진 통로격의 비도(扉道) 좌우에 '4천왕'의 상이 조각되어 있는데, 모든 절에서 한결같이 그와 같은 4천왕의 상이나 그림이 천왕문이라 한 건물 속에 봉안되어 있다.

 

'일주문' 다음에 거치는 '문' 혹은 '일주문, 금강문'을 지난 다음에 맞게 되는 산문(山門'이 곧 이 '천왕문'인데, 그 '문'은 또한 '수미산'을 오르다가 그 중턱에서 만난다는 '28천' 중의 첫 번째 하늘, 또는 '욕계 6천' 중의 첫번째 하늘인 '4왕천'으로 드는 '수미산문'이요 천문(天門)임을 상징하며, 전각(殿閣)으로 지어진 그 '문' 안에다 불법을 수호하는 외호신(外護神)인 '사천왕'을 봉안한다. 여기의 '외호신'이란 '외곽을 맡아 지키는 신장(神將)'이라는 뜻이며, 동서남북의 사방을 나누어 지키기 때문에 넷이 되었다.

 

원래 이들 '4천왕'은 고대의 인도 종교에서 숭앙했던 귀신들의 왕이었으나, '석가모니'에게 귀의하여 '수미산' 중턱의 4방에서 각각 그들의 무리와 거쳐하면서 부처와 불법을 수호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그 '사천왕'과 부하들은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세상의 선악을 살피다가 착한 이에게는 상을, 악한 자에게는 벌을 내린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매달 8일에는 '천왕'의 사자(使者)들이, 14일에는 태자(太子)가, 15일에는 '천왕' 자신이 도리천(도利天)에 있는 제석천왕(帝釋天王)에게 반드시 보고하게 된다고 한다.

 

이들 '4천왕' 가운데 동쪽을 수호하는 왕이 '지국천왕'이다. 그는 안민(安民)의 '신장'으로 '수미산' 중턱 동쪽의 황금타(黃金타)에 있는 천궁(天宮)에 살고 있다. '부처'와 불법을 수호하는 16선신(16善神)의 하나이기도 한 '지국천왕'은 선한 이에게는 복을, 악한 자에게는 벌을 주면서 언제나 인간을 고루 보살피고 국토를 수호하는 서원(誓願)을 세웠다고 한다. 온몸이 약간 푸른 기운을 띠고 있으며, 왼손에는 칼을, 오른손은 주먹을 쥐고 허리에 대고 있거나 보석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여기 설명 속의 '16선신'은 '다라니경'에서 일컬은 '반야경'을 수호하겠다 서원한 '16야차신'을 가리키는데, 고전의 '불경언해서'에서 '뎨두뢰타'라 한 신장이 바로 이 동방의 '지국천왕'이다.

 

그의 부하로는 8부 신중(八部神衆)의 하나로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향기만 맡는다는 음악의 신 건달바(乾達婆)와 부단나(富單那)를 거느리고 있다. 이 '8부신중' 또한 석굴암 전실의 좌우 벽에 나누어 조각돼 있다.

 

남쪽을 지키는 증장천왕(增長天王)은 수미산 중턱의 유리타(琉璃타)에 살고 있는데, 이 '천왕'은 자신의 위덕을 늘이고 키워서(增長), 만물을 소생시키는 덕을 베풀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한다. 이 왕의 몸은 붉은 기운이 도는 적육색(赤肉色)을 띠고 있으며, 노한 눈을 특징으로 하는데, 왼손은 위로 들어 엄지와 중지로 용에서 빼앗아 낸 여의주를 쥐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용을 움켜잡고 있는 형상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 휘하에는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 귀신이면서 말(馬) 머리에 사람 몸의 형상을 한 '구반다(鳩槃多)'와 아귀(餓鬼)인 '폐례다(薛려多)'를 거느리고 있다.

 

서쪽을 지키는 '광목천왕'은 '수미산' 중턱의 백은타(白銀타)에 살고 있다. 흔히 '잡어(雜魚), 비호보(非好報), 악안(惡眼)'이라고도 하는데, 그의 몸은 백색으로 장식되어 있고, 웅변을 통하여 온갖 나쁜 이야기를 물리친다는 것을 상징하기 위하여 다른 '천왕'들과는 별도로 입을 벌린 형상을 취하고 있다. 또 눈을 부릅뜸으로서 나쁜 것을 몰아낸다 하여 '악안' 또는 '광목'이라 하였다. 이 '천왕'의 근본 서원은 죄인에게 벌을 내려 매우 심한 고통을 느끼게 하는 가운데에 도심(道心)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었다. 그 형상은 붉은 갑옷에 왼손으로는 보탑(寶塔)을 받들고 있고, 오른손은 팔꿈치를 세워 삼지창을 들고 있다. 이 보탑 속에는 진귀한 보물이 많이 간직되어 있다 하며, 그것을 중생에게 나누어 주어 복덕을 얻게 한다고 하는데, 그 무리로는 용신(龍神)과 식혈육귀(食血肉鬼)로 일컫는 '[비사사(毘舍도)'가 있다.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왕'은 달리 '비사문천(毘沙門天)'이라고도 한다. '수미산' 중턱 북쪽의 수정타(水精타)에 머물면서 언제나 부처의 도량을 지키면서 설법을 듣는다고 하여 '다문'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가 맡은 역할은 암흑 세계의 사물을 관리하는 것이며, 불교에 귀의한 뒤 한 때 광명신(光明神)이 되었다가 다시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수미산' 북쪽을 지키는 '천왕'이 되었다고 한다. 몸은 흑색 계통이며 왼손으로 비파를 잡고 오른손가락으로 비파의 줄을 퉁기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백옥 같은 이빨을 드러낸 채 환한 미소를 띠면서 비파를 타고 있는 모습은 마치 진리를 다문(多聞)함으로써 샘솟는 법열(法悅)을 모든 중생에게 나누어 주고자 하는 의지가 깃들어 있는 듯하다. 또 이 천왕에게 속하는 무리로는 야차(夜叉)와 나찰(羅刹)이 있다.

 

위들 '4천왕'의 피부색이 청적백흑(靑赤白黑)으로 나타나는 것은 후대 중국의 태극음양오행설(太極陰陽五行說)에 따라 변형된 것인 듯하다. '오행'의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중 '목'은 동쪽의 '청색'이 되고, '화'는 남쪽의 '적색', '금'은 서쪽의 '백색', '수'는 북쪽의 '흑색'이 되고, 가운데의 '토'는 '금색(金色)'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4천왕문'의 '천왕상'이나 그림들을 관심 깊게 살펴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하여 위에서 말한 내용을 간단히 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대개의 '천왕문'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층각(單層閣) 형태의 건물이지만, '법주사'의 '천왕문'처럼 정면이 5칸인 규모로 크게 지어진 예를 보기도 한다.

 

方位

  天王

   名

持  物

皮膚

  色

   容貌

   特徵

  天宮

  位置

  眷屬

    誓       願

左  手

右  手

  東

持國天

   拳

   劍

  靑

다문 입

黃金타

乾達婆

富單那

선한 이에게 복을

악한 이에게 벌을,

  南

增長天

如意珠

   龍

  赤

노한 눈

琉璃타

鳩槃多

薛려多

만물을 소생시키는

덕을 베품

  西

廣目天

寶塔

三枝槍

  白

벌린 입

白銀타

毘舍도

악인에게 고통을

주어 도심(道心)을 

일으킴

  北

多聞天

   琵    琶

  黑

치아

보임

水精타

夜叉

羅刹

어둠 속을 방황하

는 중생을 제도


 

참고로 몇 유명한 절들의 '천왕문'에 걸린 주련의 글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문경 김룡사(金龍寺) 천왕문

四大天王威勢雄 사대천왕 그 위세 크기도 하니

護世巡遊處處通 세상 지켜 떠돌기 곳곳에서 통하누나.         

從善有情貽福蔭 세상 사람 착한 일엔 복덕을 주고

罰惡群品賜災隆 악한 무리 벌주어 재앙을 내리도다.

동래 '범어사' 천왕문

帝釋天王慧鑑明 제석천왕의 그 지혜 밝고 밝으셔

四洲人事一念知 세상 사람 일 모두 일념으로 아신다네.

哀愍衆生如赤子 중생을 자식처럼 긍휼히 여기시니

是故我今恭敬禮 그런 까닭 나 언제나 경배를 올립니다. 

보은 '법주사' 천왕문

威光遍照滿乾坤 부처님 위공이 온 천지 가득하니

眞界無爲解脫門 해탈문 따로일까 모두가 진계일세.

雲暗日明身內影 어둔 구름 밝은 해 모두 내 맘 그림자

山靑水碧鏡中痕 맑은 산 푸른 물 거울 속 흔적일세.

四大天王威勢雄 사대천왕 그 위세 크기도 하니

護世巡遊處處通 세상 지켜 떠돌기 곳곳에서 통하누나.



4. 도리천(도利天)과 불이문(不二門)


불도의 구도자가 앞서 본 '천왕문'을 지나 '수미산' 정상에 도달하면 거기서부터는 제석천왕(帝釋天王)이 다스린다는 도리천(도利天)이 시작되는데, 그 도리천 위의 불이(不二)를 상징하는 천문(天門)이 곧 '불이문'이다. 기타의 여러 절에서는 이 문 이름을 영암의 도갑사(道岬寺)나 해남의 '대흥사'에서 보듯이 '해탈문'이라 하였는데, 도갑사의 '해탈문'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또 경주 '불국사'에서는 '자하문'이라 하였다. 또 이 '불이문'이 현전하는 모든 절에 고루 갖추어진 문이 아닌바, 고창 선운사(禪雲寺)의 경우는 '천왕문' 다음 '대웅보전'의 앞 '해탈문'이 있음직한 자리에 만세루(萬歲樓)가 있고, 그 문이 '불이문'의 격으로 되어 있다.

 

이제 '도리천'마저 지나 '부처'의 나라에 바짝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얻게 하는 곳인 '불이문'에서 '불이(不二)'라 한 말을 한 번 새겨 볼 필요가 있다. 불교에서 상대(相對) 차별을 없애고, 절대 차별이 또한 없는 이치를 나타내는 법문을 불이법문(不二法門)이라 한다. '불이'란 둘이 아닌 경지를 곧 너와 내가 둘이 아니요, 생사가 둘이 아니며, 생사와 열반, 번뇌와 보리, 세간과 출세간, 선과 불선(不善), 색(索)과 공(空) 등 모든 상대적인 것이 둘이 아닌 경지를 천명한 말이다.

 

그러므로 이제 이 '문'으로부터 비롯하여 부처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그 이치를 배울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상징한다. '도리천'은 불교의 '28천' 혹은 '욕계6천' 중의 '4왕천' 다음인 두 번째 하늘 이름으로 '달리야달리사천(달唎耶달唎舍天), 다라야등릉사천(多羅耶登陵舍天)'이라고도 하고, 33천(三十三天)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남섬부주(南贍部洲) 위에 솟은 높이 8만 유순 되는 '수미산'의 꼭대기에 4면이 8만 유순씩 되는 선견성(善見城)이 있어, 그 안에 '제석천왕'이 살고 있으며, 사방에는 각기 8성(八城)이 있어 그 성이 모두 서른셋이 되므로 '33천'이라 하였다. 이들 '33천' 사람들의 키는 1유순<40里>이고, 목숨이 1천세이며, 그 하늘의 1주야는 인간의 100년에 해당한다 하고, 처음 태어날 적에 벌써 인간의 6세 되는 아이와 같으며, 몸의 빛깔이 원만하여 저절로 옷이 입혀진다고 한다.

 

또 이들 '33천' 중생들은 매달 '8, 14, 15, 23, 29, 30일' 등 6재일(六齋日)에 성 밖의 선법당(善法堂)에 모여 법에 맞거나 혹은 맞지 아니한 일을 평론하는데, 이 때 지상에 있는 중생들의 선행과 악행을 함께 다루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고래로 불교 신도들은 이 6재일에 집에 있는 이가 지킬 계율로 하루 한 끼 식사만 하는 등의 8재계(八齋戒) 또는 '8관재계(八關齋戒), 8계재(八戒齋), 8계(八戒), 8지재법(八支齋法), 8소응리(八所應離)'라 하는 걸 실천하였는데, 그 조목은 다음과 같다.

(1) 중생을 죽이지 말라, (2) 훔치지 말라, (3) 음행(淫行)하지 말라, (4) 거짓말하지 말라, (5) 술 먹지 말라, (6) 꽃다발을 쓰거나 향을 바르고 노래하고 풍류 잡히지 말며, 가서 구경하지 말라, (7) 높고 넓고 큰 잘 꾸민 평상(平床)에 앉지 말라, (8) 때 아닌 적에 먹지 말라

 

그 '도리천'의 왕인 '제석천왕'은 '석제환인다라(釋帝桓因陀羅), 서가제바인다라(釋迦帝婆因陀羅)'라 번역하며, 원래 고대 인도 종교의 천신(天神)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것으로 믿은 '인드라(Indra)' 신이었는데, 벼락과 천둥과 비바람을 관장했던 마신(魔神) '인드라'가 결국은 부처의 감화를 입어 불교에 귀의한 뒤, 정법(正法)을 수호하고 부처와 그 제자들을 수호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고 한다.

 

'석굴암' 원형돔의 벽채를 이루는 조각상들 가운데 '제석천왕상'은 왼쪽으로부터 첫번째에 연화좌가 아닌 반석 위에 다섯 발가락을 모으고 굳게 서서 오른손에는 백불자(白拂子)를 쥐고 왼손은 가슴 밑쪽으로 내려 정병(淨甁)을 쥐고 있다. '연화대'가 아닌 반석 위에 섬은 그 '천왕'이 비록 '도리천' 및 그 아래의 '수미산'과 인간을 모두 관장하지만, 아직은 부처의 지위에 오르지 못한 것을, 또 오른손의 먼지털이 비슷한 '백불자'는 중생의 번뇌를 털어내고자 하는 상징적인 도구이다.

 

여기서 한 마디 덧붙여 둘 것은 일연선사(一然禪師)나 이승휴(李承休)가 단군신화(檀君神話) 속의 환인(桓因)을 '제석천'으로 이해하였던 것인데, 그 논거는 물론 불교에서 '제석천'을 위에서 본 것처럼 '석제환인다라'라 번역한 가운데의 환인(桓因)이라 한 글자 때문이었다.

 

이제 이 '불이문'이 있는 곳이 곧 '도리천'의 시발점인 '수미산' 정상을 지나고 '도리천'까지도 지난 그 위의  천문(天門)으로 본 연유를 밝혀야 하겠는데, 그 해답으로는 경주 '불국사'의 '불이문'격인 '자하문'이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대로 '자하문'은 '도리천'의 '33천'을 상징하는 '청운교(靑雲橋), 백운교(白雲橋)'의 '33계단' 위이면서 본존을 봉안한 본당의 정면에 위치한다. 지표(地表)에 뿌리를 박는 지상 혹은 '수미산'상의 다리가 아니라 구름 위의 다리이니, 이는 '도리천'으로부터 그 위 천상을 있는 다리가 될 수밖에 없다. 한편 '불국사'의 '불이문' 이름이 '자하문'인 까닭은 그 '자하(紫霞)'가 '자줏빛의 상서로운 구름'을 뜻하는데, 이는 부처의 자금색신(紫金色身)에서 뿜어 나오는 구름을 연상토록 한 것이다. 

 

해남 '대흥사' 해탈문의 주련은 염불의 말인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나무관세음보살(南無觀世音菩薩)'로 되어 있고, 동래 범어사(梵魚寺)의 '불이문' 주련의 글은 다음과 같다.

 

神光不昧 萬古徽猷 신명스러운 광채가 어둡지 아니하여 만고토록 아름다우니,

入此門來 莫存知解 이 문을 드는 이는 혼자만 잘난 척 하지 말라.



5. 불전(佛殿)의 성립과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석가모니불'을 모셔 신앙하는 불전(佛殿)을 일컬어'대웅전'이라 한다. 그러나 '석가모니불'이 오직 '대웅전, 대웅보전(大雄寶殿)'에서만 모셔지는 것이 아니라 '대적광전(大寂光殿), 응진전(應眞殿), 오백나한전(五百羅漢殿), 영산전(靈山殿), 대장전(大藏殿)'등 법당에 또한 봉안한다. 

 

사찰 속의 건물들을 흔히 법당(法堂)이라 하는데, 좁은 뜻으로 볼 때의 법당은 사찰의 중심 건물인 본전(本殿)만을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나, 대개는 그 뜻을 넓혀 부처나 보살을 모신 불전(佛殿)과 보살전(菩薩殿)은 물론이려니와, 불교에서 신앙, 예배되는 모든 전(殿)과 각(閣)을 포함하여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찰 가운데의 불전이라 하면 적멸보궁(寂滅寶宮) 또는 사리탑전(舍利塔殿), 금강계단(金剛戒壇)과 대웅전(大雄殿) 또는 대웅보전(大雄寶殿), 각황전(覺皇殿), 팔상전(八相殿, 捌相殿) 또는 영산전(靈山殿), 응진전(應眞殿) 또는 나한전(羅漢殿), 오백나한전(五百羅漢殿), 대적광전(大寂光殿) 또는 비로전(毘盧殿), 보광명전(寶光明殿), 대광보전(大光寶殿), 대광명전(大光明殿), 극락전(極樂殿) 또는 극락보전(極樂寶殿), 무량수전(無量壽殿), 미타전(彌陀殿), 약사전(藥師殿) 또는 유리보전(琉璃寶殿), 유리전(琉璃殿), 약광전(藥光殿), 용화전(龍華殿) 또는 미륵전(彌勒殿), 대자보전(大慈寶殿), 천불전(千佛殿)이라 한 건물들에서 볼 수 있고, 보살전으로는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의 원통전(圓通殿) 또는 관음전(觀音殿), 보타전(寶陀殿), 지장보살(地藏菩薩)의 명부전(冥府殿) 또는 지장전(地藏殿), 시왕전(十王殿) 및 문수전(文殊殿), 보현전(普賢殿) 등의 이름이 보이고,《화엄경》의 가르침을 따라 법기보살(法起菩薩)이 상주(常住)하면서 반야(般若)의 법문을 설하고 있는 곳이라 믿는 우리 나라 '금강산'의 여러 절에는 반야보전(般若寶殿)이라 한 특이한 불전이 있었다고 한다.

 

불, 보살을 모시고자 한 외에도 대장경 등을 봉안하기 위한 법보전(法寶殿)의 격으로 대장전(大藏殿) 또는 장경각(藏經閣) 등이 있고, 조사(祖師)에 관한 신앙이 남다를 선종(禪宗) 사찰들에는 조사전(祖師殿) 또는 조사당(祖師堂), 조사각(祖師閣), 승주 송광사에서 보듯이 국사전(國師殿)을 둔 곳도 있다. 

 

이 때 전(殿)이 더욱 격(格)이 높은 것으로 불교의 교리에 입각하여 숭배의 대상이 된 부처나 보살을 봉안하는 집이 되고, 각(閣)은 오직 우리나라 사찰에만 있는 건물의 지칭으로 '전'보다는 조금은 격이 낮은 건물로 전통 불교의 입장에서는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민간 토속 신앙에서 중요하게 받들어 불교가 포섭한 '산신(山神), 칠성(七星), 용왕(龍王), 청정수(淸淨水)' 등을 모신 산신각(山神閣) 또는 산령각(山靈閣), 칠성각(七星閣) 또는 북두각(北斗閣), 용왕각(龍王閣), 수각(水閣) 외에 국사단(局司壇) 등 건물 이름으로 쓰인다.

 

   주요 법당(法堂)의 존상(尊像)과 후불탱화(後佛幀畵)

殿 閣 名

    異  名

   本  尊

      左右 脇侍

  後佛 幀畵

寂滅寶宮

舍利塔殿

金剛戒壇

眞身舍利

 

 

大雄殿

大雄寶殿,

覺皇殿,

覺王殿

釋迦牟尼佛

·迦葉/阿難

·文殊菩薩/普賢菩薩

·阿彌陀佛/藥師如來

·提和갈羅菩薩/彌勒菩薩

·觀世音菩薩/地藏菩薩 

·靈山會上圖

·三如來幀畵

大寂光殿

毘盧殿,大光明殿,

大光寶殿,

寶光明殿,

普光殿, 華嚴殿

毘盧遮那佛

·盧舍那佛/釋迦牟尼佛

·文殊菩薩/普賢菩薩

·三身幀畵

·華嚴幀畵

極樂殿

無量壽殿,

彌陀殿

須摩堤殿

阿彌陀佛

·大勢至菩薩/觀世音菩薩

·地藏菩薩/觀世音菩薩

·極樂會上圖

․極樂九品幀畵

·阿彌陀三尊幀畵

藥師殿

藥王殿, 琉璃殿

琉璃寶殿

藥師如來

·日光菩薩/月光菩薩

·藥王菩薩

·藥師琉璃光

會上圖

龍華殿

彌勒殿, 慈氏殿,

大慈寶殿

彌勒佛

(彌勒菩薩)

·日光菩薩/月光菩薩

·龍華會上圖

·彌勒幀畵

靈山殿

八相殿, 捌相殿

釋迦牟尼佛

·提和갈羅菩薩/彌勒菩薩

·靈山會上圖

·八相圖

應眞殿

羅漢殿

釋迦牟尼佛

·迦葉, 阿難, 16羅漢

·釋迦三尊幀畵

·十六羅漢圖

五百羅漢殿

羅漢殿

釋迦三尊佛

·迦葉, 阿難, 500羅漢

·釋迦牟尼幀畵

·五百羅漢圖

千佛殿

 

賢劫千佛

 

·千佛幀畵

圓通殿

觀音殿, 寶陀殿

大悲殿

觀世音菩薩

·南巡童子, 海上龍王

·觀音幀畵

·四十二手 또는

千手觀音圖

冥府殿

地藏殿, 十王殿

地藏菩薩

·道明尊者, 無毒鬼王,

十王 등

·地藏幀畵

·十王幀畵

大藏殿

法寶殿, 藏經閣,

海藏寶閣

毘盧遮那佛

釋迦牟尼佛

·大藏經

 

祖師殿

祖師閣

歷代祖師

 

·祖師幀畵

獨聖閣

 

那畔尊者

 

·獨聖幀畵

山神閣

山靈閣

山神

 

·山神幀畵

七星閣

北斗殿, 北斗閣

七如來

 

·七如來幀畵

三聖閣

 

山神,獨聖,七星

 

 

※ 三聖閣에 高麗末 三聖僧 指空, 懶翁, 無學大師를 奉安한 경우도 있음(通道寺)

其他 : 文殊殿, 普賢殿, 般若寶殿, 龍王閣, 水閣, 局司壇 등

※ 金山寺 大寂光殿의 5佛 6菩薩

大勢至菩薩/阿彌陀佛/觀世音菩薩/釋迦牟尼佛/文殊菩薩/毘盧遮那佛/普賢菩薩/盧遮那佛/日光菩薩/藥師如來佛/月光菩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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