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인연 ♣/•극락정토로 가는 길♤

차나 한잔 마시게(喫茶去)

白道 박만주 2018. 8. 12. 09:22

 

 

 

 

 

 

 


 

                                            차나 한잔 마시게(喫茶去)

'끽다거(喫茶去)'는 '차나 한잔 마시지'라는 뜻으로
이는 사람을 만났을 때 또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인사말이다.

그러나 선문에서 말하는 '조주선사의 끽다거'는
꽤 까다로운 공안(話頭)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말은 '무(無)'자 화두로 유명한 조주와 어떤 수좌가 주고받은 문답에서 나온다.

한 수행승이 조주선사를 찾았다.
조주선사가 그 수행승에게 물었다.
"자넨 이곳에 와 본 적이 있는가?"
그러자 그 수행승이
"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조주는 난데없이
"차나 한 잔 마시게." 라고 말했다.

이렇게 조주선사는 누구든 찾아오면 똑같은 질문을 하고서, 반대로 "없습니다." 하고 대답해도 역시 별다름 없이"차나 한 잔 마시게." 라고 대답했다.

그것을 보다 못한 원주(院主: 한 사찰의 살림을 맡아보는 스님)가 조주선사에게"왜 똑같이 '차나 한 잔 마시게'라고 말씀하십니까?" 하고 물으니,
조주선사는 "원주!"하고 부르더니 역시
"차나 한잔 마시게." 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주선사는 세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차나 한 잔 마시게'라고 인사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조주가 상대적 분별의식을 없앤 절대 경지에 서있기 때문에자신의 깨달음의 세계에서 똑같이 '차나 한 잔 마시게'라고 말한 것이다.

중국 송나라 때 송원숭악(松源崇岳) 선사는 이렇게 말했다. "조주의 끽다거는 독사가 옛길에 가로누워있어,
밟으면 이내 잘못인줄 아는 것이니, 부처님이라도 그렇게 하기 힘들다."

"조주의 끽다거는 우리 선종의 기특한 공안이니,
(그 경지에) 이르든 이르지 못하든 바로 대낮의 도적꼴이다."

이처럼 조주의 '끽다거'는 마치 '독사' 나 '대낮의 도둑' 같아서실로 방심할 수 없는 두려운 것이라 평하고 있다.이것은 조주의 차 한 잔이 목숨을 걸고 마시는 것이라서 가까이하기 어려움을 뜻한다.

차를 끓여 마시는 목적은
약용, 기호용, 풍류용, 의식용(儀式用), 예술용, 윤리용, 종교용 등 여러 가지지만
선에서는 근본을 아는데 목적이 있다.

사실 차 맛은 그 향기가 은은하다.
마치 솔밭에서 소나무 향기를 맛보는 듯 하다.
차 맛은 또한 선의 향기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조주의 '끽다거'는 건강, 취미, 의식으로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에 투철한, 깊은 선적(禪的)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五燈會元  

                                                                                                                               

 

       극락정토로 가는 길 (白道)

         http://blog.daum.net/mjpark39/16404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