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원각대조사님의 가르침 [ 참회·멸죄(懺悔·滅罪) (9) ] 편집부
이 마음작용에 대한 가르침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모든 일에 원인을 중히 여기고 처음부터 발심을 잘해야 하며, 대인(對人)관계에 있어서 진실하고 너그러우며 관용과 융통성이 있고 섭화하는 아량의 마음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희·로·애·락의 육근(六根)동작에 끌려 마음을 쓰지 말고 이해(利害)나 훼예(毁譽)에도 부동하여 공한 마음을 가질 것이며, 범사가 뜻대로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고 어떠한 경계에 당하든지 분수에 편안한 마음을 내며, 어떠한 처지에 있든지 자족(自足)과 감사의 마음으로 수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보시·작선(作善)을 행하더라도 이에 아상(我相)을 두지 않는 무주상(無住相)과 무소득(無所得)의 마음을 내어야 하며, 잘못을 범한 사람이라도 미워하지 말고 불쌍히 여기며 두터운 인정을 베풀어야 한다.
그리고 또 겸허한 마음과 순진소박한 마음과 진실한 공경심과 협동심으로 불우이웃과 불행한 사람을 보호하며, 정법의 신심을 일으키게 하여 앞길을 열어주고 대아(大我)와 정의를 위하여 살신성인(殺身成仁)·극기봉공(克己奉公)의 마음을 작용하여야 한다고 하셨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에 있어서 한 마음 작용의 중요성을 역설하여 오셨으며, 우리의 수행생활도 용심(用心)의 도를 배우고 닦으며 마음의 작용을 바르고 선하게 하는데 있을 것이다. “마음가짐 여하에 따라서 삼계(三界)가 천국도 되며 지옥도 된다”고 상월대조사님께서 말씀하셨다.
인간이 사는 이 미(迷)의 세계를 불교에서는 욕계·색계·무색계의 3단계로 구별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이 삼계에 있는 모든 존재는 인연의 가합으로 성립된 임시적 가(假)의 존재로서 고정하여 영구히 변화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다 진실한 것이 아니고 공허(空虛)한 것이다.
즉 삼계는 다 허가(虛假)이며, 일체의 존재는 오직 마음이 지은 바라는 것이다. 이 마음은 마치 훌륭한 솜씨의 화가와 같아서 능히 모든 세간을 그리며, 5온(五蘊)도 다 이에 따라 생기고 일체를 짓지 않는 것이 없다. 한 마음이 미(迷)하면 범부요 중생이며, 한 마음 깨달으면 성인이요 부처인 것이다.
그러므로 대조사님께서 마음이 능히 천국도 만들고 지옥도 만든다고 하셨으며 또 “자심(自心)이 본래 부처니 이를 깨달으면 성불이라 하고 이에 미하면 중생이라고 한다”고 말씀하셨다.
또 대조사님께서 “우리의 중단 없는 수행은 마음 개조(改造)에 정진하는데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 마음의 개조란 모든 악을 짓지 않으며, 생사에 집착하지 않으며, 일체 중생을 위해 자비심을 발하며 남을 멸시하거나 욕심내거나 진심·차별심·원한심·우수사려를 없애는 것이다.
- 맺는말 이상에서 마음의 진리에 대한 대조사님의 가르침을 대체로 살펴보았다. 일체 만법의 근원은 마음이며 마음에서 일체가 나오지 않음이 없으니, 이 마음의 공부를 하지 않고는 불법진리는 도저히 체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삼세(三世)의 모든 부처님도 마음을 깨쳤었고 삼세의 보살과 역대의 모든 대조사님도 마음을 밝혔으며, 모든 행자와 수자들도 이 마음의 근원을 깨닫고자 하였다. 천경(千經)과 만론(萬論)에서 거론된 것도 모두 마음을 발현한 것이며 제불조사도 오직 이 마음법을 전하여 중생의 미한 마음을 깨우쳐 오셨다. 누구든지 근본심이 흔들리면 그 망심(妄心)의 움직임에 따라 천차만별의 갖가지 과보를 받아 나게 되는 것이니 그러므로 마음밖에 부처가 따로 없는 것이다. 행·주·좌·와(行住坐臥) 모두가 마음이며, 옷을 입고 밥을 먹는 것도 마음이며 말하고 웃는 것도 마음이다.
이 마음이 극악의 지옥중생도 되고 최고선의 성인도 되는가 하면 삼계에 윤회하여 천만가지로 과보를 받게도 된다. 마음공부를 하는 이는 이상과 같은 마음진리에 대한 상월대조사님의 가르침을 알고, 우선 인과법을 철저히 믿어 선업(善業)을 지어야 하겠다.
상월대조사님께서는 마음의 진리로 널리 중생들을 제도하여 오셨다. “심법(心法)으로 몸을 닦으며 심법으로 마음을 찾으며 심법으로 한없는 중생을 제도하며 심법으로 법륜(法輪)을 전하여 영원한 이상세계를 건설하라”는 대조사님의 가르침을 되새기어 어기지 말아야 하겠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마음을 관(觀)하여 죽고 사는데서 벗어나 불생불멸의 진리를 증득해야 하겠다. 이상의 가르침은 천태종도 뿐만 아니라 불교를 믿고 불도를 닦고자 하는 모든 불자가 알아야 하고 받들어 행하여야 할 것이다. |